택시보다 저렴한 근거리 교통수단
중국의 자동차 소비량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 중국에서는 대도시 뿐 아니라 2, 3선급 도시들에서도 자동차가 즐비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과거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상징되던 중국의 교통 이미지는 이미 사라졌으며 자동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 상하이 복단대 근처에는 조금 색다른 교통수단이 있다. 삼륜차라고 불리는 이 교통수단은 이름 그대로 바퀴가 세개인 개조식 오토바이(혹은 전동식 자전 거)다. 구조는 앞쪽에 기사가 앉고 뒤쪽에 최대 두명의 손님이 앉을 수 있게 돼 있어 태국의 일명 '틱틱이'와 비슷한 모습이다.
상하이 택시의 기본 요금이 12위앤 (한화 2000원정도)인데 비해 삼륜차의 가격은 5분내 거리 5위앤(850원), 10분내 거리 8위앤(1400원)으로 저렴해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학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교통수단이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삼륜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서기도 한다.
삼륜차 기사들은 대부분 20~40대의 청장년층이고 여성 기사들도 적지 않은데 재미있는 것은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차에 오르기 전에 가격을 묻 고 5~6분 정도 걸리는 애매한 거리를 갈 때는 1,2위앤 정도 가격조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기사와의 가격협상이 끝나면 드디어 차에 오를 수 있다.
투명 비닐로 된 커튼을 열고 좁은 차 안에 오르면 성인 여자 두명이 앉을 수 있을만한 의자가 보인다. 자리에 앉으면 이제부터는 신나는 도로 질주다. 삼륜차 운전자들 은 차도나 인도를 구별하지 않고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하기 때문에 그 어떤 교통수단보다도 빠르게 사람들을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형식상으로는 지붕이 있는 좌석이지만 외부 소음과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삼륜차 기사들은 이미 수년간 학교 주변에서 일해온 베테랑 기사들이기 때문에 무사고 영업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삼륜차 시장에 큰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국제 엑스포 준비로 상하이의 외관을 재정비하고 있는데 삼륜차도 금지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 앞에 공안(중국경찰) 차량이 서있는 날에는 삼륜차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춘다. 이런 날은 공안 차량이 돌아가는 해질 무렵부터 장사를 시 작해 근처에 쇼핑이나 식사를 하러 가는 학생들을 태운다. 그야말로 공안과 기사들의 숨바꼭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학교 근처 마트를 가기 위해 차에 오르며 슬쩍 기사에게 월수입을 물어봤다. 하루 벌어 하루 살기가 바쁘다는 그는 한달 내내 일하면 약 1200 위앤 (한화 20만원 정도) 를 손에 쥘 수 있다고 한다. 그나마 차 유지비 등의 실비를 제외하면 얼마 남는게 없어 그야말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활유지를 위해 운전대를 잡는다는 설명이다.
모두가 인정하듯 중국의 경제발전은 눈부시다. 하지만 그 경제 발전의 후광 뒤에는 하루살이를 하는 많은 소시민들이 살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으로 능 력있는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돼 낙오자들을 도우라는 '선부론(先富論)'을 통해 경제규모를 키우는데 노력했으며 경제규모가 어느 정도 커진 최근에 와서야 이익분배 , 사회복지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날이 부유해지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이지 일반 서민들이 아니다' 라는 중국 친구의 한마디가 현재 중국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중국사회가 시민들의 생활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날, 그날이 되면 중국은 경제강국 넘어 진정한 대국(大國)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글= 손혜정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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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에 재학 중인 손혜정 씨는 현재 협력대학인 상하이 푸단대학교(復旦大學校) 경제대학원에서 세계경제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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