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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첫 수출...세계 원전열강 진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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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컨소시엄, UAE 400억弗 원전 최종사업자 선정..원전 6번째 수출국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우리나라가 한국형 원전으로 UAE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한화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단일프로젝트로 해외수주금액은 역대 최대이며 원자력발전 32년만에 세계 6대 원자력발전 수출국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27일 오후 (현지시간) 아부다비 에미리트 펠리스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를 확정했다.

이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압둘라 UAE 외교장관 간에 체결된 한.UAE 경제협력협정, 김쌍수 한전 사장과 칸둔알 무바락 UAE 원자력공사(ENEC) 회장 간에 서명된 원전사업 계약서 서명식에 참석했다.

◆한국형 원전 첫 수출 결실... UAE 실라지역에 건설
이번 원전 수주는 140만kW급 한국형 원전(APR 1400) 4기를 건설하고, 준공 후 운영지원 등을 포함하는 대형 프로젝트로서 약 200억달러 규모다. APR1400은 2002년 개발 완료된 140만kW급 가압형경수로로 신고리 3,4호기 및 신울진 1,2호기 건설에 적용 중이다. 140만kW급 원전으로 40분 가동으로 서울 지하철 2호선 1일 전기소요량을 발전한다. 또한, 원전건설 후 60년간의 원전운영지원에 참여함으로써 약 200억달러의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이번 UAE 원전수주는 단일 계약금액으로는 종전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금액(63억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지경부는 평가했다. 특히 1978년 원전 1호기를 건설한 이후 32년만에 한국형 원전 첫 수출의 쾌거를 이룩한 것.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 6번째의 원전 수출국에 진입하게 됐다.

한전컨소시엄은 이번 UAE 원전수주전에서 프랑스 아레바컨소시엄,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컨소시엄 등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가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김영학 지경부 차관은 "한전컨소시엄이 기술,연료공급, 안전, 품질보증 등 계약 전반에 걸친 실무협상을 통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의 CEO인 모하메드 함마디도 "한전컨소시엄이 보여준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UAE 원전사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입증된 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가대항전 성격의 원전수주 경쟁에서 선정발표 막바지까지 이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 등 범정부차원의 입체적인 지원활동이 최종사업자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7년 실라지역에 1호기.. 매년 1기씩 준공
한전컨소시엄은 한전이 주관사로 설계(한국전력기술), 기기제작(두산중공업), 건설(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핵연료(한전연료), 운영(한수원), 유지보수(한전KPS)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도 참여하고 있다. 한전컨소시엄은 앞으로 10년간 총 4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이후 60년간 원전 연료비, 운영, 정비를 맡게 된다.

한전컨소시엄은 부지지질조사 등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2011년부터 실라(아부다비에서 330km 서쪽) 인근 지역에 UAE 원전 건설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UAE 원전 1호기는 2017년 5월 준공하고, 이후 후속호기도 매년 1기씩 준공시켜 나갈 계획이다.

UAE원전 4기 건설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과 각종 장비 및 자재는 가히 초대형규모다. 단위공종이 약 160만개로 구성부품은 약 1000만개에 이른다. 보잉747 점보여객기 50대분과 맞먹는 양이다.  

콘크리트, 철근 등은 63빌딩 건설에 소요된 물량의 30배 정도에 해당된다. 콘크리트는 176만 입방미터로 레미콘 트럭 26만대 분량이며 철근은 28만t으로 8t 트럭 3만6000대분이다. 전선 길이는 1만2200km 로 지구의 지름 길이와 비슷하다. 배관 길이는 832km에 이른다.

◆쏘나타 100만대 수출 맞먹는 효과
원전 4기 사업비 400억달러는 대당 2만달러 NF쏘나타 100만대를 수출하는 효과와 맞먹으며 대당 1억1000만달러,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것과 막먹는다. 또한 3억2000만달러 에어버스 A380을 62대를 수출하는 효과에 버금간다. 건설기간 10년을 고려한 고용창출효과는 연평균 1만1000명, 연인원 11만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번 UAE 원전 수출은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첫 사례로서 한국형 원전의 인지도 제고에 따라 향후 원전 수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을 수출하는 원전 선진국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어 국가 품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경부는 수출대상국별 맞춤형 마케팅 강화, 핵심기술 및 인력 적기 확보, 수출형 원전 산업체계 강화 등을 추진하여 선진 원전공급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대비할 계획이다. 세부 대책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초에 확정ㆍ발표할 예정이다.

◆1200조 원전르네상스 진출 청신호
이번 UAE 원전수주는 1200조원에 이르는 원전르네상스 진출에도 청신호가 됐다. 김영학 차관은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첫 사례로서 한국형 원전의 인지도제고와 함께 해외진출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원자력발전은 세계 31개국에서 436기가 운영 중이며 발전비중은 15%(유럽 197기, 북미 122기, 아시아 109기, 남미 6기, 아프리카 2기)이다. 최근 온실가스 감축 및 석유의존도 완화 등을 위해 원전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말그대로 원전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430기의 원전이 신규 건설될 예정이며 약 1200조원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경부는 이에 따라 포스트-UAE원전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원전 도입국의 수요, 수출가능성 및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한 맞춤형 수출전략 수립ㆍ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터키, 요르단 등 원전 도입 계획이 가시화된 신규 원전시장을 중심으로 민관의 역량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터키는 현재 진행 중인 아큐유(Akkuyu) 지역의 원전 외에 시놉(Sinop) 지역에 제2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규모 및 일정, 사업 방식은 미정인 상태. 요르단 은 아카바(Aqaba) 인근 지역에 100만kW급 원전 2기 건설 목표로 후보 노형에 대한 기술성 평가 진행이 예정돼 있다.

지경부는 이와함께 현지 사업자 및 유력 원전 사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중국, 인도 등 거대 원전 시장의 틈새시장도 개척하기로 했다. 미국은 향후 30기 내외의 원전을 추가 건설을 계획이다.

중국은 '신에너지산업발전계획'을 통해 2008년 900만kW인 원전 설비를 2020년 8600만kW으로 대폭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계획은 2030년까지 4000만kW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인도는 2008년 400만kW인 원전 설비를 2032년 6300만kW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50여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원전 도입을 계획 중이나 도입 기반이 취약한 동남아 국가(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등을 대상으로는 원자력 인력양성, 인프라 구축 지원 등으로 중장기적인 한국형 원전 진출 기반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한-UAE, 자원중심 교류서 100년 형제국 교류로 발전
한-UAE의 원전 분야 협력은 건설에서 운영까지 약 100년 동안의 협력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로서 양국의 새로운 경제협력 체계 구축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간 교역은 원유 도입을 중심으로 지난해 년 총 교역 규모는 250억달러 수준이며 양국간 교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품은 원유 및 석유제품, LPG 등으로, UAE는 사우디(31.9%) 우리나라의 제2위 원유 공급국(18.3%)이자 제2위 LPG 공급국이며,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은 제2의 UAE 원유 도입국이다.

UAE는 세계 최대 중계무역지인 두바이를 거점으로 한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최대의 수출시장으로,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이다. 지난해 기준 수출 상위 품목은 자동차가 6억9300만달러로 1위이며 무선통신기기(4억1800만달러), 석유제품(4억1000만달러),전선(3억17000만달러),철강판(2억8600만달러) 등이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이후 대UAE 플랜트 수주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UAE는 중동국가 중에서도 중요한 거점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11월 현재 수주 금액은 145억달러이며 2004년부터 11월까지 합계는 228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삼성건설, 쌍용건설 등 플랜트ㆍ건설 관련 54개사가 UAE에 진출해 있다. 우리나라의 대UAE 투자는 지난해까지 6억4000만달러에 이르며 건설업(43.0%), 부동산 임대업(37.0%), 제조업(12.7%)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양국은 그동안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1박2일 일정으로 UAE를 전격방문해, UAE 칼리파 대통령과 만나 이번 원전 수주의 마침표를 찍고 한-UAE 관계에 대도약의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이번 원전 프로젝트 협상을 계기로 그 동안의 자원 중심 협력관계에서 벗어나 향후 50년, 100년을 바라보는 형제국과 같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이번 UAE 원전사업을 계기로 그동안 자원 중심의 경제 협력에서 경제 全분야에 걸친 장기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UAE를 방문 중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압둘라 UAE 외교부 장관과 한-UAE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원자력, 재생에너지, 첨단산업(ICTㆍ반도체, 조선), 교육 등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동조정위원회(공동위원장: 지경부 장관, 아부다비행정청 의장) 및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키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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