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광섭 기자]증권업계가 '세금폭탄'에 잔뜩 웅크리고 있다. 당초 정부 발표 내용을 보면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를 관철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정부는 ETF를 포함한 모든 펀드의 과세이익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부과하지만 주식형 ETF는 배당소득세 외에 매매시 증권거래세를 추가 부과키로 했다. 국내주식형ETF의 기초자산이 주식바스켓이라는 점에서 주식으로 간주해야 하고 당연히 이에 걸맞는 거래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요지다.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거래세가 부과된다. 투기거래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추진 사유다.


한시적으로 면제됐던 공모펀드와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0.3%)도 내년부터 다시 부과된다. 여기에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이달말로 종료된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과세형평성 원칙에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는 없다. 그동안 투자 이득에 대한 특혜를 받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과정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에 공감을 한다. 펀드 과세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하나씩 되짚어 볼 것들이 있다. ETF에 대한 과세는 당초 추진 내용이 달라졌다. 업계 반발이 있자 원래대로 내년부터 0.1%를 과세할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2012년으로 조정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거래세를 낮추고 시행시기도 늦췄지만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


특히 신종ETF의 경우 새 과세체계를 적용할 경우 상품 출시가 무의미해진다. 원자재ETF, 레버리지 ETF 등 자산운용사들이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ETF는 대부분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게 된다. 이익 분배에 대한 과세원칙(분리과세) 적용은 이들 ETF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조세원칙의 적정성과 합리성 결여 문제가 부각된 이후 정부 내부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ETF와는 달리 해외ETF에 대해서는 거래세를 면제한다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는 것과 증시에 상장된 폐쇄형 펀드도 거래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소식도 들리고 있다.  같은 상품에 대해 서로 다른 과세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내년 7월부터 폐쇄형 상장펀드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경우 투자자가 매매로 손실을 봐도 세금을 내야하는 이중부담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상장펀드 주가와 기준가의 괴리를 미처 고려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펀드 전문가들도 상장펀드의 과세기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을 경우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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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번 정부의 조치들을 보면 과세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또 누구나 수긍하는 합리적인 과세원칙이 사전에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뚜렷하고 확실한 과세기준 없이 세수확보 차원에서 서둘러 일을 진행하다 보니 이랬다 저랬다하는 식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양도세 감면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내년 2월11일로 종료되는 신규-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혜택을 추가 연장한다는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및 경기위축 등으로 주택시장의 불안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쪽은 고삐를 바짝 죄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선심을 쓰는 두얼굴의 과세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과세 원칙보다는 현실과 여론에 따라 좌우되는 정치성 세무정책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송광섭 증권부장 songbir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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