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위협받는 수출전선' 현지화 공력이 해법이다
2부 수출시장 확대와 영토확장의 갈림길
$pos="L";$title="(표)";$txt="";$size="200,363,0";$no="200911161058266346714A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위기가 규모를 늘리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라는 의미다. 지난해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혹자는 금융 대공황 이후 30년만의 위기라고 평한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휘청일뿐 기회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지난해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무역수지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힘입어 흑자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글로벌 달러약세 영향에 따라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번 금융위기로 주요 수출국들의 소비시장이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후진국이 중진국으로,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발판을 만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전세계 국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무역장벽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수출주도형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세계에 경제영토를 확장해야 하는 때가 왔다. 소득 2만불에 정체돼 있는 지금의 상황을 한 단계 도약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길이다.
800년전에 살다간 칭기스칸은 허허벌판의 초원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현실로 실현했다. 한사람이 꿈을 꾸면 그야말로 꿈으로 끝나지만 만인이 꿈을 꾸면 얼마든지 현실로 가꿔낼 수 있다는 신념을 지녔기 때문이다. 칭기스칸의 ‘꿈’을 우리가 곱씹을 필요가 있다.
<1> 한계에 다다른 수출주도론
글로벌 위기로 美등 전통시장 점유율 내리막
환율·유가따라 출렁...무역수지 4분의3 급감
$pos="C";$title="(표)";$txt="";$size="550,134,0";$no="200911191103190877909A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주도론이 점차 힘을 잃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주요 소비국가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보호무역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세계 환경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수출만으로는 보장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한국경제가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성장해왔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지금 소비국이던 미국 등 선진국이 더 이상 시장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 됐다”며 “수출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도 한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번 위기가 아시아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이 붕괴되면 수출주도형 모델이 위기를 견뎌내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최후 소비자가 될 수 없어 또 다른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무역수지 내년엔 반에 반토막 = 기획재정부 등 정부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무역수지가 36억31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흑자도 이미 345억8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금융위기 상황속에서 그나마 희소식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게 현실이다.
내년도 무역흑자 규모가 98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4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올해의 4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민간연구기관들은 여전히 내년 무역수지 전망을 희망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올해의 절반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수출입을 각각 3990억달러와 3828억달러로 예상해 162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수출 3936억달러, 수입 3710억달러로 226억달러의 흑자를 예상했다. 정부는 세계경제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다 환율과 유가 등 대외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무역규모 감소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7월22일 발표한 ‘세계무역보고서 2009’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이 4200억달러(527조5000억원)로 12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은 4350억달러로 10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대비로 수출은 한 계단 하락한 것이고, 수입은 오히려 세 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수출액과 수입액도 각각 2.6%와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 불안한 환율과 유가 = 원·달러환율이 전일 1153.0원까지 하락하며 마감했다. 지난 17일에는 비록 장중이긴 했지만 1149.70원을 기록, 1150원선 붕괴되면서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초 1570.30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지난 3월 이후 원·달러환율은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환율하락은 무역수지는 물론 전반적인 국제수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영복 한국은행 국제수지 팀장은 매월 국제수지를 발표할 때마다 곳곳에서 환율요인을 꼽은 바 있다. 특히 지난 4월 월초 1383.50원이던 환율이 월말 1282.00원으로 100원 넘게 하락했을 때 그는 “4월중 국제수지가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은 같은 기간 달러당 원화환율이 크게 절상됐기 때문”이라며 “여행수지 적자, 경상수지 중 송금수지 적자, 파생금융상품수지 순유출 규모의 큰 폭 축소 등 국제수지상 여러 항목에 뚜렷이 반영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 환율변동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곧 감소해 왔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이 올 4월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환율에 대한 수출탄력성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0.3이하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5년까지는 0.5이상을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율에 대한 수입탄력성도 1995년말부터 1997년 중반까지 0.6에서 1.0 수준을 보였지만 외환위기 이후 0.5이하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연구원이 수출과 환율과의 과거 실증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환율하락에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금융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수출경쟁력이 더 이상 환율상승에 의한 가격경쟁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제품의 품질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문제는 빠른 하락속도에 있다. 벌써부터 국내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윤창용 IB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까지의 환율하락은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가격측면에서의 장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만 수출물량 증가도 동반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환율하락 속도가 빠를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도 “환율이 하락하는데다 그 속도마저 빨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애로가 많다”며 “이처럼 환율이 떨어지면 오히려 수출을 않느니만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흐름도 심상치 않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당 79.14달러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WTI가 배럴당 8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임세훈 바클레이즈캐피탈(Barclays Capital) 이사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기대감 영향으로 WTI기준 원유가격이 배럴당 8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북해산 브랜트유도 배럴당 84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무역전쟁 시작, 보호주의 확산 =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25∼35%의 고율관세를 부과키로 한 결정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이 촉발됐다. 중국은 이에 맞서 WTO에 미국을 제소하는가 하면 미국산 닭고기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우려할만한 점은 현재 세계경제의 양대축인 미·중간 무역분쟁마저도 국제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의 단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WTO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는 각국의 약속이 흐지부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 주요 국가들은 보조금 지급, 고율의 관세 부과, 수출 보조금 지급, 이민 규제 등 무려 130가지에 이르는 보호무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TO는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 회원국들이 취한 보호무역 조치가 53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공산품 전반에 걸쳐 수입 관세율을 인상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정부 조달 지침을 통해 해외 기업보다는 국내 기업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일본 또한 식품 수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올해 국제교역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 기로에 선 한국경제 = 무역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5대 수출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전체 수출에서 무려 41%에 달한다. 여기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등 몇몇 덩치 큰 대기업이 전체 수출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소 기형적인 수출산업구조다. 소수의 핵심 수출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나라 전체 산업계까지 부정적인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수출다변화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특정국가의 의존도가 높다. 최근 우리의 주요 수출국으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수출 비중이 차지하는 규모는 전체 수출중 22%에 달한다. 홍콩과 대만 등 범중화권 국가들을 포함할 경우에는 50%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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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지배하는 화두는 ‘세계화’, ‘정보화’, ‘친환경화’다. 칭기스칸은 800년전 전세계를 공동체로 만들었다. 여기에 수도를 중심으로 한 역참제를 통해 광활한 영토에 정보화의 씨앗을 뿌렸다. 한편 유목민의 생존방식은 동물을 기르는 게 아닌 동물의 이동경로를 따라가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절실하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활동무대를 지구촌으로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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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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