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우리에게는 장수의 나라와 유(乳)제품 업체의 비슷한 명칭의 브랜드로 알려진 불가리아가 올해로 한국과 국교 20주년을 맞았다.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방문단이 이를 기념, 방한했다. 파르바노프 대통령은 25일 경주에서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박물관 등을 관람한 뒤 26일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하고 27일 출국할 예정이다.


불가리아와의 국교가 20년이나 지났으나 한-불가리아간 교역은 연간 2억달러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3630억달러, 수입은 3222억달러로 전체 무역액은 6952억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불가리아는 전체 교역액의 3%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불가리아 수출품목은 자동차, 휴대폰, 철강 및 비합금강, 형강, 합성수지, 냉장고, 청소기, 화물자동차, 자동차부품이 주를 이룬다. 반면 수입품목은 동괴 및 스크랩, 수산가공품, 의약품, 직물,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 등이 주를 이룬다. 고철을 의미하는 스크랩은 불가리아에서의 수출제한규정이 까다롭지 않아 수출이 용이하고 한국을 비롯한 인도와 중국으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자원소국 불가리아에도 중국의 자원싹쓸이 손길이 뻗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중국 최대 금속거래기업인 차이나민메탈(China Minmetal)사와 불가리아의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어루비스(Aurubis)사는 약 8억 달러(5억7000만 유로) 상당의 동(銅) 거래계약을 체결했다.

불가리아는 올해부터 6년간 불가리아에서 생산된 동을 중국에 수출하고 불가리아는 매년 동 생산규모에 따라 최대 2만4000t의 전기동을 수출하게된다.


중국은 6년간의 장기 동 수입의 대가로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자국산 자동차 조립공장을 불가리아 내에 설립할 예정이며, 기타 소규모의 금속 가공공장에 대한 지분인수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KOTRA는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수행하는 자원사냥의 전형적인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불가리아의 연간 동 생산량은 약 78만~82만t 수준이다. 이 중 40%의 동괴는 자국에서 채굴하며, 기타 60%는 칠레와 페루에서 수입하고 있다. 현재 불가리아에 매장된 금속광물은 철광석이 207만t, 마그네슘이 127만t, 동광석이 936만t, 크롬광이 238만t, 금광이 150만t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철광은 자국소비량이 많아 수입이 불가피하나 동, 아연, 납, 크롬 등은 자국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광산이 국유에서 외국기업이나 민간기업으로 소유권이 이양됐으나 현재 채굴기술의 낙후, 광산개발 자금의 부족 등으로 충분한 채굴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불가리아 자원개발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금속광물 중에서도 경제적 개발가치가 있는 광물이 부족하며, 매장량 자체도 소규모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광물 개발회사나 자본의 투자가 부진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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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는 "불가리아는 자원보유면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자원소국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중국기업이 진출해 장기 수입계약을 체결한 점은 장차 전개될 자원확보 경쟁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KOTRA는 이어 "최근 국내기업이 불가리아에서 가장 풍부한 납의 수입을 추진했으나 이미 외국기업들이 선점해 물량부족으로 좌절된 적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기업들도 대규모 자원확보 전략과 병행해 중소규모의 자원확보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불가리아가 풍부하게 보유한 납과, 크롬, 마그네슘 등의 비철금속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보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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