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나타난 국내은행들의 과도한 잇속 챙기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가가 채무를 책임지는 보증서를 받아놓고도 중소기업에 '폭리'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는가 하면, 대출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예·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도 상습적으로 일삼았다. 이에따라 정부로부터 외화채무 지급 보증과 자본확충펀드 등 각종 혜택을 받고도 정작 실물지원 과정에서 '돈 놀이'에 골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 등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국책보증기관이 보증을 서는 보증부대출시 중소기업들에게 최고 25%수준의 대출금리를 물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보가 2005년 이후 대위변제해준 업체의 보증비율별 최고이자율을 살펴보면, 외환은행은 신보의 100% 보증을 받은 기업에게 최고 19%까지 요구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7%, 국민은행은 12%대를 받기도 했다.


보증기관이 100% 보증을 선다는 것은 해당기업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보증기관이 원금은 물론 약정이자율까지 모두 은행에 지급해준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리스크가 없는 100% 보증대출시 조달금리에 최소한의 관리비용만 더해 금리를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턱없이 높은 금리를 매겨온 셈이다.

보증기관이 85%를 보증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9개 은행이 최고 20%대까지 이자율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기관 관계자는 "85% 보증이란, 은행이 나머지 15%에 대해서만 리스크관리를 하면 된다는 것인데 이 마저도 안하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 방침이 나오기 전에는 85% 보증시 대출 자체를 거부당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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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소위 '갑'의 위치에서 대출을 미끼로 영업실적을 채우는 '꺾기' 행위도 만연, 한 푼이 아쉬운 중소기업들을 두 번 울렸다. 금감원이 올해 5월 국내 16개 은행(산업ㆍ수출입은행 제외)을 대상으로 실시한 꺾기 실태 검사 결과, 총 13개 은행에서 274건(57억8000만원) 규모의 꺾기가 적발됐다. 이들 은행은 대출을 받은 기업의 예ㆍ적금을 임의로 지급정지하거나, 강제적으로 자사의 금융상품에 가입시켰다. 꺾기는 신한ㆍ하나은행 등 민간 대형은행은 물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ㆍ경남ㆍ광주은행, 특수은행인 농협ㆍ수협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적발됐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이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단기 수익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며 "우리경제에서 과연 은행들이 어떠한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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