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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출구전략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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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부동산·주식 거품 꼈다” ‘나 홀로’ 금리인상 꿈틀
재정부,“섣부른 출구전략 기사회생한 경기 불씨 꺼뜨릴 수도”


“고용악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출구전략의 시행은 시기상조다.”-윤증현 재정부 장관
“(주택담보) 대출이 지나치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성태 한은 총재
‘금리인상을 통한 과잉유동성을 회수하는’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과 관련해 우리 경제 양대 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간의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10일 이성태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주택시장의 상황이 자꾸 나빠지면 저금리 정책의 혜택보다 손실이 더 크게 작용한다”며 “그럴 경우 현재의 금융완화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겨눈 금리인상 카드를 내보인 것으로 사실상 출구전략의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반면 이와 앞서 윤증현 장관은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강연에서 “경기회복세가 공고해질 때까지 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수차례 언급했던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을 재확인한 것이다.
출구전략과 관련해 두 경제수장의 시각 차이는 우리경제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이 우려할 수준까지 올랐다는 판단이다. 감독당국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동원해 대출억제에 나섰음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증가 속도는 집값이 급등했던 2006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항지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회복과 맞물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빚을 끌어서 집을 사들이면 가계부채의 증가, 금융기관의 부실 등으로 이어 총체적 버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상황인식이다. 실제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은 697조7493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달의 660조360억 원보다 5.7%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말 가계신용의 배율은 1.39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배율은 하반기 들어 매달 3조원 이상씩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소득으로 가계 빚을 갚을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윤 장관은 우리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KDI 등 연구기관이 우리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3·4분기 성장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기존 -1.5%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추가 부실 위험과 금융 부문의 부실 확대 등 글로벌 위험요소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고, 하반기 재정여력 약화와 신종플루, 소비ㆍ고용부진으로 당장 출구전략을 고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은도 쉽게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판단할 문제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출구전략과 관련해선) 경기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한은도 우리와 인식 차이가 크다고 생각진 않는다”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 경기상황은 정부의 확장적정책 영향탓이며 여전히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고려하긴 힘들 것 같다”며 “DTI 등 부동산 규제 방안이 나 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좀 더 모니터링한 뒤에 금리인상을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성·장용석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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