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을 늘려 유효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는 케인지언식 정책 처방이 유럽 각국에서 상이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케인지언 이론에 따른 경기부양책이 독일 및 프랑스에선 톡톡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스페인에선 침체만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과 프랑스는 재정지출 확대와 중고차 현금보상정책에 힘입어 침체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다. 이에 유로존 전체 경제성장률은 -0.1% 후퇴한 데 반해 독일과 프랑스는 올 2분기 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프랑스는 적자로부터 벗어났다”며 “경기 부양책과 잘 정비된 금융시스템이 성장률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국가들보다 혹독히 경기침체를 겪은 국가인 독일 경제도 수출이 회복하면서 반등 중이다.
이에 반해 남부 유럽 국가들은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 프랑스와 같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0.5%, 0.9% 후퇴하는 등 케인지언 처방이 별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7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현재 세수가 급감하면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탈리아 재무부에 따르면 2010년 이탈리아 공공부채 비율이 GDP의 1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도 18.1%까지 치솟은 실업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물가상승률이 -1.4%를 기록해 디플레이션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덫’에 걸렸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도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두 국가는 재정지출을 늘리고 자동차 보조금 및 실업수당을 지급해 수요를 부양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정책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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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부실 위험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은행시스템도 문제다. 이에 독일 은행연합은 향후 18개월간 새로운 신용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위기 후 곧바로 조정에 나선 미국 및 영국 은행들과 달리 유럽 은행들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은행들이 2010년 후반까지 2030억유로(1750억파운드)규모의 부실 자산을 상각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혀 케인지언의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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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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