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예금은행들의 저축예금 증가율이 2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들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저축예금 상품을 잇따라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보기 드물게 5%대의 정기예금상품을 출시한 은행도 있어 수신기반확충을 위한 경쟁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예금은행의 저축예금 잔액은 105조 724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5조4828억원, 17.2%나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저축예금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지난 2000년 이 후 처음이며 상승률로는 1982년(63.7%) 이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예금은 보통예금과 마찬가지로 수시입출금식이지만 이자가 거의 없는 보통예금과 달리 일정 조건에 따라 상대적 고금리를 제공하며 은행들은 이를 저원가성 수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올해 저축예금이 이 같이 크게 늘어난 것은 증권사들이 CMA상품을 통해 저원가성 수신을 잠식하자 각 은행들이 금리와 ATM수수료 면제 서비스 등을 결합한 급여통장 등을 출시, 맞대응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수수료 우대와 예ㆍ적금시 금리우대, 전자상거래 이용시 캐쉬백을 제공하는 'U드림 저축예금'을 내놨고 하나은행도 '빅팟수퍼월급통장' 출시를 통해 일정 금액범위 내에서 연 3%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우리AMA플러스통장'을 출시해 잔액규모에 따라 저축예금과 MMDA를 자동으로 이체해줘 상대적 고금리를 제공,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국민은행 역시 서비스를 강화한 'KB스타통장' 및 증권계좌와 통합으로 사용할 수 있는 'KB플러스스타통장'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통예금보다는 비용이 더 들지만 예금보다는 저원가성 예금인 다양한 저축예금상품을 개발해 나가고 있고 안정적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이들 상품 판매에 주력한 것이 저축예금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인 여유돈 운용처인 정기예금은 저금리 시대 속에 올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6월 말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363조881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조408억원, 1.4%가 줄어들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정기예금 잔액이 전년 말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1992년(-0.2%) 이 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은행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단기 역마진 우려를 감수한 채 고금리 정기예금을 출시해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2일부터 2년제와 3년제 정기예금(프리스타일 정기예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한다.
3년제 정기예금의 우대 금리는 연 5.5%(세전)이고 2년제 정기예금은 연 5.0%(세전)이며, 최저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현재 대부분의 시중은행의 3년제 기준 예금금리가 4%대 인데 비해 씨티은행의 5% 대 금리적용은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수신 상품 중 3년제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한 투인원정기예금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5%로 씨티은행에 비해 0.8%포인트나 낮다. 1년제 중 가장 높은 키위정기예금도 3.9% 수준이다.
신한은행 역시 현재 판매중인 예금상품 중 가장 높게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민트정기예금이 3년제의 경우 4.8%로 씨티은행이 0.6%포인트나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성태 한은 총재가 연말께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은행권에서 단기 마진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장기수신기반 확충을 위한 고금리 마케팅 경쟁을 펼칠 수 있다"며 "하지만 자칫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저하를 야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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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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