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에선 아직도 요원
동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올라가면서 경기가 바닥을 치고 급격하게 상승국면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 등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IMF외환위기 이후 V자형으로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됐던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내놓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동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통계가 바로 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연속 상승이다. 동행지수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로 건설기성액, 내수출하지수, 제조업가동율지수 등이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1.6p상승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120.8을 기록해 한 달 전보다 2.8% 상승했다.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동행지수가 현재의 경기 상태를 보여주고, 선행지수는 6~9개월 뒤의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따라서 통계만 놓고 보면 경기 회복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도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국면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할 순 없지만 강한 회복세를 통해 상승기조가 나타나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경제외형을 줄면서 수지만 흑자 보이는’ 소위 불황형 무역흑자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51억 달러 흑자를 내면서 지난 2월 이후 6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이 327억2000만 달러로 6월보다 9000만 달러 증가하고 수입도 275억9000만 달러로 22억3000만 달러 늘어나면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원자재나 소비재에 비해 자본제 수입이 점차 늘어나면서 설부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생산, 무역, 고용 등 경제지표 모든 부분에서 경기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예상보다 빨리 경기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경기지표가 급속도로 나아지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지난 4월~6월 사이 501개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고용실태 및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기업경기가 나쁘다는 응답이 48.3%로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11%)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계열하청기업의 경우에는 70.6%나 됐으며 기업 4곳 중 1개 기업은 현재 도산 또는 고용감축을 할 정도라고 답했다.
경기 악화 이후 24%가 휴업ㆍ휴직ㆍ휴가 등의 시간단축을 통해 고용유지를 하고 있었으나 18.4%(92개)는 비정규직ㆍ중고령자 감축, 명예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0명 미만의 경우 약 5개 가운데 하나의 기업에서 인원조정이 이루어졌으며 500~1000명 미만 사업장도 4곳 중 1곳은 인원감축이 있었다. 회사형태별로는 계열하청기업에서 인원조정 비율(35.3%)이 가장 높았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하반기에 집중될 수 있어 하반기 일자리는 더욱 감소할 수 있다"이라며 "경기가 살아난다고 가정하더라도 고용시장은 내년 초를 지나야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환율과 유가, 미국경제 회복 등 대외변수가 하반기 우리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오문석 LG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연 초의 우려에 비해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는 것 사실이지만 다른 때보다 침체 폭이 더 컸고, 세계 경제가 살아나고 있지만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의 약발이 떨어지는 하반기 이후에 기업의 투자심리가 돌아와 민간부분의 자생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V자형 경제회복은 ‘반짝’ 상승세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규성·이현정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