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얌체’ 행각이 도를 넘어섰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으로부터 고객망을 빼돌려 별도의 중국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사업하기 힘든' 중국의 실상이 실제 해외 기업인의 입을 통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광고와 전시를 담당하는 독일 기업 비즈니스 미디어 차이나(BMC)의 북경 지사장 하인즈 주어커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지난 3월 그가 북경으로 부임하자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는 최근 BMC의 중국인 책임자들이 BMC 헬리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알짜배기 계약을 다 빼내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 중국법인은 BMC와 동일한 로고까지 쓰고 있었다.
BMC의 연간 주주모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우리는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그들이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을 다 빼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통탄했다.
북경 경찰들의 수사에 따르면 7명의 중국인 직원들은 BMC의 고객망을 이용해 중국의 지하철역과 공항에 광고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은 BMC 헬리가 BMC의 매출을 돕기 위해 설립된 자회사라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의 사법 테두리 안에서 이 같은 행각을 지적 재산 침해나 횡령으로 처벌조차 할 수 없다는 것. 법적 보호 수준이 초보적이고 지역 네트워크가 외국 주주들에 대한 보호보다 우선시 되는 중국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외국 회사들이 떠안아야 할 몫이다.
20년동안 중국 법조 부문에 종사해왔다는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외국인들이 돈이 많을 뿐 아니라 어리석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그들을 속이는 것이 범죄라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관행이 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BMC는 독일인 사업가 클라우스 힐리가르트에 의해 2004년 설립된 광고회사다. 아시아 지역에서 수차례 사업을 벌여왔던 그는 중국에선 ‘연줄’이 필요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표이사로 중국인을 내세웠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화가 아니라 통제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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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던 BMC는 2008년 올림픽 이후 광고 수주가 줄자 수익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2008년 주당 20유로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0.40유로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이젠 회사를 같이 운영했던 중국인들에게 뒷통수까지 맞은 꼴이 됐다.
외국기업들의 중국 내 피해가 잇따르면서 중국인들의 얌체 행각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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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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