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조 연금펀드의 자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조 연금펀드의 자금 감소가 얼핏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투자 손실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노조 간부들의 잇속 챙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내 최대 노조단체 중 하나인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 산하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워커스 동부 지역 노조는 노조원들의 연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은퇴 후 복지혜택도 축소키로 결정했다.
WSJ는 이번 결정의 이면에는 노조 집행부 측과 고용주들의 은밀한 거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노조 측 간부가 고용주들로부터 유리한 제안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미국 내 노조 연금펀드의 운용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 추산으로 자금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펀드가 전체의 80%에 육박하고 이미 극심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펀드만도 65%에 달할 지경이다.
지난 4월 SEIU가 운용하는 국가산업연금펀드는 펀드 운용이 중대한 위기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작년 기준으로 조합원들의 연금과 복지혜택에 필요한 자금의 74.4% 수준에 불과한 기금만을 운용하고 있다.
26개 연금펀드를 운용 중인 푸드 워커스 유니온(UFCW)과 7개의 지역 노조를 갖고 있는 유나이티드 브라더후드 오브 카펜터스 역시 각각 필요 자금의 58.7%, 67% 수준에 불과한 돈을 억지로 굴리고 있는 상황.
노조 연금의 부족 사태 속에서도 노조 간부들의 배불리기는 여전하다. 노조 간부들은 일반적으로 조합원들에 비해 훨씬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SEIU의 경우, 노조 간부들과 집행부 직원들은 생활비 지원 차원에서 매년 3%의 임금을 더 수령한다. 조합원들은 추가 수당이 없다. 뿐만 아니라 노조 간부들은 50세가 넘거나 근속기간이 30년 이상 될 경우, 조기 연금 수령 대상자가 되지만 조합원들은 조기 퇴직 시 이를 받을 수 없다.
이밖에 장애로 인한 퇴직 시, 간부들은 1년만 일해도 연금을 탈 수 있지만 노조원들은 적어도 10년은 회사에 남아 있어야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WSJ는 "조합원들이 자신들이 힘들게 번 퇴직금을 노조 집행부가 어떻게 쓰는지를 안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93%에 달하는 민간 분야 근로자들 역시 이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심한 반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노조 간부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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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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