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에 수많은 엘리트 인재들을 배출해 온 미국 경영대학원 학생들 사이에서 금융업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전미 600개 MBA(경영학 석사)과정의 수험자 수는 12만6000명으로 1997년 이후 1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불황기에는 실업 중 자격을 취득해 재취업하려 MBA 지원자가 증가한다는 공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 하지만 MBA를 취득하고도 직접 회사를 차리거나 금융업 이외의 기업을 지망하는 학생이 증가하는 역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학생 진로지도를 맡고 있는 쟤나 키어스티드는 "학생들은 전과 달리 다양한 업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난해 1학년 900명 가운데 유명 금융기관의 등용문인 인턴을 1순위로 지망한 학생은 전체의 40%로 전년보다 3%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컨설턴트업은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한 19%로 조사됐으며 관공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역전현상은 베어스턴스와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으로 월스트리트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면서 금융업이 찬반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리먼의 리처드 풀드 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뉴욕대, 메릴린치의 존 테인 전 CEO는 하버드대로 모두 일류 경영대학원 출신이다.
애리조나 주(州) 소재 썬더버드 국제경영학교의 앙헬 카브레라 교장은 "그 동안 학생들에게 위법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많이 벌라고 가르쳐 왔지만 앞으로는 공익에 기여하는 정신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헬 교장은 금융 위기로 파산한 금융 대기업의 CEO들이 대부분 명문 MBA 출신이었던 점을 비판, "금융 위기를 일으켜 주주와 납세자들에게 손실을 준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는 발언으로 미국 언론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버드대학의 키어스티드는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MBA 과정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지만 교육내용을 개혁할 필요는 있다"며 "학교마다 재검토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혁상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 MBA(경영학석사)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의 줄임말로, 회계·재무·마케팅 등 비즈니스 실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배우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2년 과정을 수료해 취득하는 자격을 말한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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