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법&사람들] "언어장벽 인한 다문화가정 해체 막겠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전연숙(서울가정법원 판사) 다문화가정지원연구모임 회장
"언어장벽으로 법적 피해 보는 일 없도록 만들겠다"
판사 중심 10명 법원식구 이주민 법률 지원 등 팔 걷어
통ㆍ번역 지원을 시작으로 외국인 전용 상담 창구 운용 목표

 
"외국인과 이주민들이 언어장벽으로 인해 권리구제 및 분쟁해결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
 
전연숙(서울가정법원 판사ㆍ사시 38회) 다문화가정지원연구모임 회장은 18일 "이혼사건 등으로 법원을 찾는 외국인과 이주민들이 많지만 당장 언어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상당히 많아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 등이 이혼소송 등으로 법원을 찾지만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법원내 통ㆍ번역가를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것.
 
때문에 많은 이주민들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지인을 데리고 법정에 서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가정법원 판사들이 뜻을 모아 다문화지원연구모임을 구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정법원내에서 이런 모임이 만들어진 것도 사상 처음.
 
전 회장은 "외국인과 이주민의 경우 한국인과 달리 법원내의 상담 등의 서비스를 쉽게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유원규 서울가정법원장 역시 취임 직후 이들에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 체류중인 많은 이주민들이 다양한 법률문제에 직면하는데 특히 이혼사건의 비중이 가장 높다"며 "그러나 언어문제로 인해 법원을 찾아오는 것에서부터 해당 법정을 확인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뿐 아니라 법원에서도 나름대로의 사법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모임을 만들게 됐다"며 "지금은 통ㆍ번역 중심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외국인 전용 상담 창구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현재 가정법원내에서는 통ㆍ번역인 지정, 외부에서는 봉사자를 모집중"이라며 "영어와 일본어는 물론 우즈벡 베트남 등 법원에 자주 등장하는 국가들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봉사자들이 모이면 상담ㆍ재판절차 안내ㆍ청사안내 등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모임은 지난 3월부터 사전 작업을 시작해 4월23일 공식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 모임에는 가정법원 판사 7명, 법원행정처 판사 1명, 가사과장, 총무과장 등 총 1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주민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 단체나 인사들과도 협력할 방침이다.
 
전 회장은 "현재 복지부ㆍ여성부ㆍ법무부ㆍ가정법률상담소내 이주민 관련 업무자들과 지원 방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며 "외국어대학교 측에도 통ㆍ번역 자원봉사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송구조ㆍ절차, 서류 양식 ,불복절차 등 재판상 이혼절차 안내문을 여러 국가의 언어로 제작해 가정법원내에 비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연구모임은 법무부와 공동으로 내달 19일 가정폭력상담소ㆍ이주여성인권센터ㆍ이주여성긴급전화ㆍ한국가정법률상삼소 등 실제 현장에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고 있는 실무기구 책임자 또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법률특강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법원 견학도 구상중이다.
 
전 회장은 "방학을 이용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법원 견학 기회를 제공해 법원내 다양한 직종의 종사자들을 소개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은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지원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 회장은 "현재 중앙부처ㆍ지자체ㆍ민간단체등에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복돼 지원되는 부분이 많다"며 "지원 체계가 제대로 확립된다면 더 많은 다문화가정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것"이라며 "연구모임의 활동을 통해 외국인과 이주민들이 언어장벽 때문에 소송과정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들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연숙 판사 프로필>
▲1994년 2월 서울대학교 공법학과 졸업
▲1996년 사시 38회 합격
▲1999년 사법연수원 28기 수료
▲1999년 3월 서울남부지방법원 예비판사 임관
▲2001년 2월 서울지방법원 판사 임관
▲2006년 2월~현재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전문법관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이슈 PICK

  • 자동차 폭발에 앞유리 '박살'…전국 곳곳 '北 오물 풍선' 폭탄(종합)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국내이슈

  •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