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7일(현지시간), 여전히 회복의 사각지대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이어졌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999년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1%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와 함께 600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매입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기로 함으로써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와 보조를 맞추게 됐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10월 4.25%였던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에 걸쳐 3.25% 포인트 인하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1%의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정책금리 수준이 어떤 상황에서도 넘을 수 없는 최저치라는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트리셰 총재가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ECB 정책 위원회 멤버 22명 간에 의견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 연방은행의 악셀 베버 총재는 ECB에 대해 금리 인하는 1%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국채나 회사채 매입에 대해서도 반대해왔다. 반면 사이프러스 중앙은행의 아타나시오스 오르파니데스 총재는 ECB가 추가로 자산을 매입하거나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리셰 총재는 이날 결정들이 위원회 멤버 전원의 찬성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앞서 불거졌던 불협화음 의혹을 모두 불식시켰다. 또 트리셰 총재는 "지난 1분기 유럽 지역의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한 후 미약하나마 회복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전후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영국의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에 동참했다.

영란은행은 영국 국채 등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기존보다 500억 파운드 확대해 1250억 파운드로 한다고 밝히고 기준금리는 1694년 설립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인 현행 0.5%포인트로 동결했다. 덴마크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1.65%로 기존보다 0.35%포인트 인하했다.

런던 소재 ING 파이낸셜 마켓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양적완화를 멈추기에 영국의 경제상황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체코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현행 1.75%에서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0.25%포인트 낮췄다. 체코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마이너스 0.3%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전날엔 루마니아 중앙은행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0.0%에서 9.5%로 인하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동유럽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하락을 우려해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주저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지원에 힘입어 통화 가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금리인하에 속속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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