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1시20분께 마침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전격 소환됐다.
1995년 11월1일 사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13년 반 만이며,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같은 해 12월3일 구속수감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에 합시다"라는 말만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서 내린 후 잠시 취재 포토라인에 선 자리에서 "왜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가벼운 웃음으로 넘겼고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합시다"라고 짧게 답한 후 청사 안으로 이동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이었던 2007년 6월29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에 전달한 100만 달러와, 2008년 2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 등 600만 달러에 대한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박 회장에게 직접 돈을 요구했는지, 돈 거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그리고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2005년부터 2007년 7월까지 대통령 특별활동비 빼돌린 12억5000만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알고 있었는 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100만 달러와 12억5천만원에 대해서는 몰랐으며 500만 달러는 퇴임 후 알았지만 정상적인 투자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형 노건평씨가 조사받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우병우 중수1과장 등 4명의 검사들로부터 신문을 받게 되며 조사 시간은 자정을 넘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노 전 대통령을 귀가시킨 후 검찰 내부 의견을 수렴 후 내주 중 구속영장 청구 혹은 불구속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 앞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청와대 의전버스를 타고 대검찰청 청사로 출발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