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진행된 미 하원의 2010회계연도(2009년10월~2010년 9월) 예산결의안이 의결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 향후 순조로운 의정활동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은 찬성 233표, 반대 193표로 예산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소속 의원 전원과 민주당 의원 17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미 상원도 이날 저녁 표결을 실시할 예정인데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산안은 3조5500억 달러 규모로 의료보험 제도 개편과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의제를 포함하고 있다. 또 대학생 대출 지원, 연간 25만 달러 이상 소득의 부부를 대상으로 한 증세, 청정에너지 개발 지원 등도 내용으로 한다. 이는 아울러 국내 재량지출을 9%, 국방비를 4% 확대하고 내년도 1조2000억원의 재정적자를 낳게 할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보험 확충을 위한 부유층 과세라는 '부시와는 다른 길'을 택한 오바마에게 이번 예산안 의결은 정치적 승리를 위한 토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미국의 미래를 담고 있는 예산안이 통과돼 오늘은 미국을 위해 매우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이 예산안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야기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의료 보험 개편 논쟁에서 공화당을 배제한 채 이를 강행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저드 그레그 공화당 상원의원은 “헬스케어 시스템 개편은 미국인의 이해와 납득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는 향후 상.하원별로 각 상임위와 세입.세출위에서 예산결의안이 정한 한도 내에서 오는 9월까지 2010 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하게 된다. 예산안은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1일까지 상,하원 모두를 통과해야 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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