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4.29 재보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도권 1곳과 영호남 각각 2곳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열리면서 사실상 미니 총선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수도권 민심과 텃밭 영남지역의 여론을 확인해볼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인천 부평을과 경주, 울산 북구 등 접전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이 대통령의 정국운영은 상한가를 달리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패가 현실화될 경우 당정청의 전면쇄신 등 극단의 대책이 불가피해 보인다.
◆재보선 전패, 盧의 길 따라가나=이번 재보선은 여야 모두 영패를 우려할 정도로 막판 접전이 치열하다. 한마디로 시계제로의 상황이다.
보통 재보선의 경우 여당이 불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속설이다. 참여정부 시절 40대 0이라는 스코어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선거 초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무소속 출마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라는 뜻하지 않은 호재로 전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가 가능하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상황은 쉽지 않다. 부평을의 경우 막판 반집 승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고 경주 역시 친박을 표방한 무소속 후보의 강세가 눈에 띤다. 아울러 승리를 장담했던 울산 북구 역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로 곤경에 처했다.
만일 수도권과 영남에서 모조리 패배할 경우 이 대통령은 최악의 정치적 시련에 직면한다. 당정청 혼선은 물론 고질적인 계파갈등 재현으로 극도의 혼란상이 연출될 수 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7대 총선 이후 거의 모든 재보선에서 패배를 기록하며 레임덕에 빠져들었던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접어드는 것.
◆접전 지역 승리하면 정치적 신임 확인=부평을과 경주 등 이번 재보선 접전 지역을 한나라당이 싹쓸이할 경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는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신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 부평을과 경주 등 전략지역에서의 승리는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부평을 선거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경주 선거는 정치적 텃밭 영남에서의 강력한 지지세를 재확인하는 것이기 때문.
아울러 경주의 승리는 이른바 '친이 vs 친박' 구도로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총선에서 거센 돌풍을 몰고 왔던 친박 열풍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을 거칠 것이 없다. 한마디로 상한가 행진이 이어진다. 4대강 살리기 등 녹색뉴딜, 공공기관 선진화,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 등 경제위기 극복 노력과 북한의 로켓발사로 불거진 안보위기 상황 대처에 대한 국민적 합격점이 내려지는 것.
이는 사실상 야권이 요구한 MB정권 심판론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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