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이 재정적자에 이어 무역수지까지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국으로 전락했다. 특히 28년만의 무역적자는 일본 경제가 글로벌 경기 한파에 쉽게 무너질만큼 허약 체질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22일 일본 재무성은 지난 3월 끝난 2008년 회계연도에서 일본은 7253억 엔(약 73억5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적자는 지난 2차 석유위기를 맞았던 198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지난해 수출 총액은 71조1435억엔으로 전년대비 16.4% 급감했고, 수입은 4.1% 줄어든 71억8700억엔으로 집계됐다.
◆대미 자동차·전자 수출 의존..경제구조 취약=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도하며 일본경제가 미국 금융위기에서 야기된 글로벌 무역 침체에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날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대미수출이 27.2% 하락했고 대유럽(EU)수출은 두 번째로 큰 감소율을 기록해 23.0% 줄었다. 대중 수출은 9.8% 떨어져 10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감소가 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자동차 수출이 36.6%나 떨어지면서 이를 주도했다.
이달 초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의 외제차량 수요가 1996년 10월 이래 가장 떨어졌는데 특히 일본 차량 수입이 절반 가까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무역격차는 1984년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에서의 일제 자동차와 전자 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본의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1%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 1분기에도 최악의 부진을 보여 지난 3월에 수출이 45.6%나 폭락한 4조1800억엔 규모로 추락했다.
미즈호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구사바 히로카사 선임 애널리스트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일본 수출은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경기 회복의 신호가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숫자로 나타난 실제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 재정적자도 확대될 듯=심각한 재정적자도 일본 경제가 풀어야 할 난제다. 90년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거 국채 발행을 실시했기 때문. 일본은 중앙ㆍ지방정부를 합쳐 누적 재정적자가 850조엔대에 이르며 이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배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15조4000억엔 규모의 사상 최대 경기부양책을 내놓아 향후 재정수지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또 최근 이미 발행하기로 예정한 113조3000억 엔의 국채 외에 추가로 10조8000억엔(11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것이라고 밝혀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 3월 수출 감소 둔화에 '기대' = 한 가지 긍정적인 측면은 3월 수출 감소폭이 둔화된 점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 대비 2.2% 증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특히 일본의 2대 수출국인 미국 및 중국의 수출 감소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51.4% 감소해 전월 58.4%에 비해 감소율이 줄었다. 대중 수출 역시 지난 2월 40%에 달했던 감소율이 지난달 31.5%로 좁혀졌다.
맥쿼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제람은 "올해 2분기부터 산업 생산과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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