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연기금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국민연금이 올해 주식투자 허용범위를 기존 ±5%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늘린 이후 매도세를 일관하고 있어 설마했던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축소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줄곧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처분한 규모는 3351억원.
특히 단기 급등에 의한 부담감에 코스피지수가 2.93%나 떨어진 지난 8일 504억원어치를 처분, 지수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강화한 이날 오후부터 연기금의 매도세가 더욱 확대됐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이날 역시 개장 직후 반짝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곧 매도로 돌아섰다. 10시27분 현재 순매도 금액은 42억원.
이는 지난해 급락장서 보여준 연기금의 매매행태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후 각종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때 마다 연기금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방어했다. 장 마감 직전 대량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기금의 매도세를 차익실현 차원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초 대비 현재 코스피 지수(8일 종가 1262.07)는 23.88% 급등한 상태. 지수 1000선 내외서 사들인 물량의 경우 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중순부터 증시가 반등하자 연기금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말 금융위기 본격화로 코스피 지수가 1000선을 오르내릴 때 사들인 물량 일부를 털어내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금의 포지션이 바뀐 시점에 맞춰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이 의결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5일 국내 주식투자 허용범위를 현재 ±5%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확대하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 시장 상황이 좋으면 투자를 늘리고 나쁘면 줄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시장에선 주식투자 비중 축소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 주식투자 허용범위를 확대한 것이 주식 비중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연금 종목 매도세는 운용차원에서 얼마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내년에 못하면 9700만원으로 뚝…'6억 vs 4.6억 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