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에서 한 때 이름을 날렸던 일본인 뱅커 미나미 소이치로는 이달 록폰기 힐스에서 열릴 '핑크슬립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핑크슬립파티란 해고통지를 말하는 핑크슬립을 받고 구직 활동 중인 금융 전문가들과 헤드헌터들, 기업 인사담당자와의 만남의 장을 말한다.

현재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뉴욕의 월스트리트 등 미국 각지에서 활발히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금융가에도 핑크슬립파티가 상륙한 것이다.

미나미 씨는 현재 연봉 1000만엔 이상인 회원제 구인사이트를 운영하는 비즈리치의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책임자(CEO). 그에 따르면 오는 14일 열리는 핑크슬립파티에는 일본 금융계의 내로라 하는 인재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소를 록폰기 힐즈로 잡은 것은 현재 골드만삭스의 도쿄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데다 전에 리먼 브러더스의 본사도 이곳에 위치해있던 만큼 도쿄의 월가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미나미 CEO는 "리먼쇼크 이후 외국계 금융사에서 구조조정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구인 정보 부족으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전직을 고민하는 뱅커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에 있는 헤드헌터 업체 이그젝티브 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년 3개월간 일본의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전체 인력의 16%에 해당하는 43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그젝티브는 "4월에 들어서도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며 "문제는 구직자는 많은 반면 수요는 적다고 것. 비율로 따지면 9대1"이라고 밝혔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증권사업 부문 통합과 노무라홀딩스의 리먼 인수, 씨티그룹의 일본 사업 매각에 따라 향후 상당수의 인력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핑크슬립파티에 참석 예정인 전직전문업체 키 플레이어즈의 다카노 히데토시 사장은 "업계에선 우수하지만 아직 전직하지 못한 인재를 선호한다"며 "최근 일본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파티에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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