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액슬론을 통해 코스닥 시장 뒷문으로 입성한 에프아이투어(옛 여행박사)가 8개월 만에 상장폐지된다.
일본 '도깨비 여행'이란 상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이색 테마형 여행 돌풍을 몰고 왔던 여행박사의 기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을 떠안게 됐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프아이투어는 한국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가 확정돼 정리 매매에 들어간 상태다. 자본 전액 잠식과 감사 범위 제한 의견거절을 사유로 퇴출 명단에 올랐다.
정리 매매가 개시된 지난 2일 주가는 무려 90.91% 빠져 40원대로 쪼그라들었다. 8개월 전 우회상장 첫 거래일 종가는 9350원. 그 사이 주가는 10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에프아이투어는 트라이콤의 100% 자회사로 코스닥 상장사 액슬론을 통해 지난해 8월 우회상장했다. 설상가상 모회사 트라이콤마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거래소는 트라이콤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으며 실질심사위원회를 거쳐 퇴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트라이콤에 대규모 횡령ㆍ배임이 발생하는 등 모회사 경영과 관련해 에프아이투어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라이콤은 이정주 전 대표이사와 김윤호 전 전략기획실장, 나대엽 전 전략기획부장 등 세 명과 관련해 229억원 가량의 횡령ㆍ배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대비 40%가 넘는 규모다. 이들은 횡령을 위해 아젠투어홀딩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156억원 상당의 자금 외에도 상당액의 회사 돈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여행 업계의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도 상장폐지를 야기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에프아이투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3억4600만원과 당기순손실 195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 업계가 기본적으로 업황 부진에 시달린 데다 원ㆍ달러 환율 고공행진과 국제유가 급등락 등 각종 부수적 요인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에프아이투어 외에도 실적 부진과 자금난에 허덕이는 여행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아이투어 홍보 대행을 맡았던 대행사 관계자는 "상장을 앞둘 당시만 해도 여행 업계 기린아로 꼽혔는데 시기가 너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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