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살림 어려워졌나?"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밝힌 2008년 사업연도 재무제표를 보면 얼핏 드는 생각이다. 영업외비용 중 기부금 지출이 전년 1087억원에서 127억원으로 급감했기 때문.
거래소는 2006년에도 1045억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부금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래소가 기부금으로 쓴 돈의 규모는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006~2007년에 지출한 총 2132억원 중 2000억원은 일반적인 의미의 사회공헌 활동과는 다른 '자본시장 발전재단 설립' 준비금으로 내놓은 돈이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의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2년에 걸쳐 2000억원을 자본시장 발전재단 설립 준비금 명목으로 기부한 것"이라며 "IPO를 통해 창출되는 독점적 이익금을 기부하라는 정부 차원의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즉 명목상 2000억원을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거래소 기업공개를 위한 전제 조건였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IPO 진행에 발맞춰 자본시장 발전재단을 설립해 자본시장 제도 개선 연구 사업과 교육인프라 개선 지원 등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였다. 하지만 IPO가 미뤄지면서 재단 설립도 요원해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출연했던 2000억원은 환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거래소가 지출한 기부금 127억원 중 사회복지시설과 고아원, 양로원 지원 등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 금액은 13억 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114억원은 증권연구원, 지배구조센터 등에 출연기금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금융투자협회에 통합된 증권업협회는 지난해 문화예술, 사회복지, 장학교육 등에 42억89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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