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감독으로 변신, 해설가로 명성 얻기도
일부는 프로 갬블러로 업종 변경, 상당수는 은퇴 후 '막막'
직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성래(32)씨. 습과적으로 TV를 켜지만 채널은 늘 게임방송에 맞춰져 있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스타크래프트로 밤을 지새웠던 것이 이제는 경기를 관람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새로운 스포츠와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낸 셈. 가끔 김 씨는 궁금하다. 초창기 스타크래프트를 호령하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pos="C";$title="";$txt="온게임넷 코카콜라배 결승 모습. 임요환,홍진호 선수의 복장이 인상적이다.";$size="550,199,0";$no="2009033116203721086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지난 해 스타크래프트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시장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선수 인원도 배 이상 늘어난 상황. 게임 내용도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컨트롤 기술은 물론 기상천외한 빌드(게임 진행 순서)로 게임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올드팬들은 가끔 예전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긴 우주 콘셉트의 세트장에서 SF영화에 나올법한 복장을 하고 관중들과 지척에서 함께 호흡하며 게임 하던 시절. 그 때도 지금 못지않은 스타들이 존재했다.
◆감독·코치 해설가로 게임업계서 맹활약
은퇴 게이머 중 여전히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다. 게임 해설가나 캐스터, 스타크래프트 프로구단 감독이나 코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벌써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김현진(이스트로), 김가을(삼성 칸)을 비롯해 최연성·박용욱(SK T1), 이운재(MBC게임 HERO), 손승완(웅진 스타즈), 강도경(KTF 매직앤스), 전태규(온게임넷 스파키즈) 등은 코치로서 맹활약 중이다.
이들은 지도자로서도 날 선 게임감각을 발휘, 빌드나 심리전 등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마 전 온게임넷 스타리그 2회 연속 결승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테란으로 각광받고 있는 정명훈 선수(SK T1)는 “최연성 코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며 최연성 코치에게 남다른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해설가로 여전히 팬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김정민, 강민이 대표적인 경우. 김정민은 온게임넷에서 강민은 MBC게임에서 손놀림 못지 않은 입담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재미를 한층 더 살려주고 있다.
김동수는 4년여의 공백을 딛고 현역으로 복귀를 선언했으나 작년 변화된 게임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금은 곰TV해설로 활약 중이다.
김정민은 “게임보다는 해설을 훨씬 잘한다”라는 농담섞인 칭찬을 들을 정도로 명해설가로 인정받고 있다.
김정민은 “해설자로서 나에대한 칭찬보다 게임 자체가 관심받을 때가 더 기쁘다”며 “그래도 나만이 할 수 있는 해설로 ‘김정민’ 이름 세글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 승부사 기질 살려 프로 갬블러 되기도
$pos="L";$title="";$txt="기발한 전략으로 유명했던 김대기 선수. 은퇴 후에도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size="268,289,0";$no="2009033116203721086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게이머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계속 살려나간 특이한 경우도 있다.
베르트랑, 기욤, 심소명은 프로 도박사로 변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한 것. 심소명은 지난 9월 7일 마카오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포커 투어'(APPT)서 538명의 참가선수 중 9위에 입상, 홍콩달러로 17만7000달러(한화 2653만원)를 획득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선수시절 별명 역시 ‘갬블러’였다는 것. 베르트랑과 기욤은 이 분야에서 심소명보다 훨씬 선배여서 입상 경력도 화려하다.
베르트랑은 ‘2008 포커스타즈 캐리비안 어드벤처’에서 우승, 상금 200만 달러를 차지했고 기욤 역시 2006년 세계 포커대회에서 준우승을 할 정도의 실력자다.
하지만 최근 전현직 프로게이머 중 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억대 연봉자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는 소식도 나돌고 있다.
이 밖에도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주, 온게임넷 옵서버로 활동하는 박경락, 방송에 간간히 얼굴을 보이는 장진수, 얼마 전까지 KeSPA 심판으로 활약하다 웅진 스타즈 코치로 임명된 김상훈, 공군 ACE에서 활약하다 지금은 제대, 해설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최인규가 있다.
게임업체에서 개발자로 나선 경우도 있다.
‘쌈장’ 이기석 선수는 결혼 후 일본에서 게임프로그래밍을 공부 중이고 김대기 선수는 온라인게임개발사 (주)엔사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이사와 해설 프리랜서, 상지영서대학 게임프로듀싱학과 겸임교수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선수 시절 기발한 전략으로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던 김대기 선수는 “현역으로 뛸 때도 항상 즐기는 게임을 해왔다”며 “남은 것은 수많은 합성사진과 팬들의 환호성”이라며 당시를 추억했다.
◆ 은퇴 후 뭘해야할지 몰라 '막막'
그러나 은퇴한 선수들이 인생 제2막을 거침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 게이머의 특성상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경우가 많고 학업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어 은퇴를 하게 되면 막막한 경우가 많다.
특히 전성기 시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 게임 사이클에서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팬들의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은퇴 게이머들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도 많이 들린다. 누가 성인방송에 출연했다더라, 누구는 폐인으로 지낸다더라, 웨이터 하는 걸 봤다 등등.
얼마 전 스타일리쉬한 게임 운영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조용히 은퇴한 조용호 선수도 이런 루머에 시달렸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도박에 빠졌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면서 “이런 루머가 돌 때마다 속상하다. 지금은 신중히 미래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김대기 선수는 “게임에 도전할 때처럼 열정을 가지고 승부근성으로 시작한다면 어떤 일에서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며 “나는 어떤 분야에서든 ‘프로’이길 원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귀족테란' 김정민 인터뷰>
명 해설가로 변신한 김정민 위원
귀족 테란으로 불리며 테란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김정민. 팬들은 은퇴한 그를 여전히 볼 수 있어 즐겁다. 온게임넷에서 해설가로 변신해 매주 시청자들을 찾아오기 때문. 해설에 대한 팬들의 평가도 좋아 해설가가 오히려 ‘천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김 해설위원은 해설가로서 팬들을 찾아뵙는 지금이 너무 즐겁다고 한다.
김 위원은 “해설가로 변신할 때 부담감이 컸었는데 지금은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아직까지 활동하는 올드 게이머를 볼 때 과거 게이머 시절 못 이룬 꿈이 생각난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정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후배 게이머들을 보면 그저 “귀엽고 이쁘다”고 한다.
김 위원은 “예전 내가 현직 생활을 할 때보다 지금의 게이머들이 훨씬 프로답다고 느낀다”며 “무대 공포증이나 악성 루머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사생활을 잘 관리해 후회없는 현역시절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런 게임 외적인 측면에 휘둘려 쉽게 은퇴를 결정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고 한다.
김위원은 “게임만 알고 살던 친구들이 미래에 대한 아무 생각 없이 은퇴를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어린 친구들이라 감정 컨트롤이 힘들건 알지만 프로인 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얼마 전 임요환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야구가 없어지지 않듯 e스포츠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김 위원이 생각하는 e스포츠의 미래는 어떨까?
“스타크래프트 2의 출시가 가장 큰 관건이 아니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입을 뗀 그는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 내 위치에서 e스포츠를 내실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성숙한 대답을 들려줬다.
항상 겸손한 모습을 잃지 않는 그지만 자신의 분야인 ‘해설’에 있어서만큼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잘 하는 게이머는 더욱 칭찬해주고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는 부각시킬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아우라가 느껴지는 해설을 보여주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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