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기준 넘어 과태료, 단지계획 안맞아 입주거절 빈번

서울의 한 수입완구업체 A사는 얼마전 3개 구청으로부터 각 300만원씩 총 9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수입제품의 포장이 기준(35%)을 넘어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위반 통보를 받고 제품 수거에 들어갔으나 회수 도중 다른 구청으로부터 연달아 과태료를 부과받아 부담이 커졌다. 소비자가격 6000원짜리 제품 6000개, 총 3600만원어치다. 개당 마진 1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마진 600만원보다 과태료가 300만원이나 많은 것이었다. 일부 수입제품의 경우 포장케이스가 전 세계 공통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500곳의 완구업체들은 수입을 하지 못하거나 과태료 부담을 안고 수입하고 있다.

폐수처리전문업체인 B사는 수년 동안 시화산업단지에 입주신청을 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염색, 섬유, 금속 등 대규모 폐수가 발생하는 업체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려 하지만 산업단지관리 기본계획에서 이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는 산업단지 바깥에서 영업해야 하는데 입주업체들은 위탁비에 물류비까지 포함해 폐수처리를 맡겨야 한다.

관계부처 및 기관의 현실성이 떨어진 불필요한 규제가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는 관련 협동조합과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중소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환경, 기술분야 규제개선과제 26건을 발굴해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규제개혁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완구제품의 경우 "포장변경이 불가능한 제품에 대해서는 포장공간비율의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최초 적발시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관련 업무도 해당소재 관항 행정관서로 일원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폐수처리업의 입지제한은 "친환경 녹색성장 취지에도 위반돼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회가 파악한 26건 중에는 폐기물관리법의 오용으로 영세한 두부제조업체 1800곳이 범법자로 몰린 사례도 포함됐다.

두부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수산화나트륨의 경우 보자기를 삶는 용도가 떨어지면 하천에 방류하게 된다. 이 때 수소이온농도는 환경부 기준인 12.5에 훨씬 미만임에도 검찰에서는 일부 업체를 단속할 때 보자기를 삶는 통 속을 기준으로 했다. 환경부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의 부적정한 처리여부는 최종 유입지점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과 정반대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만도 높다. 경기도의 한 업체는 관할시가 일방적으로 공장 인근부지를 농업진흥지역으로 변경,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줄면서 시설 증축을 못하게 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경기도 안성시는 공장설립 승인신청을 한 민원인에게 법적 근거도 없이 진입도로 확장을 요구하고는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공장설립을 승인하지 않았다. 화성시는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이 아닌데도 법령해석을 잘못 내려 기업에 조사를 명령해 불필요한 조사비용을 전가시키기도 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영세한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러한 규제들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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