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4.29 재보선을 앞두고 내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주 재보선이 두고두고 앓는 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차하면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계파갈등이 친이 정종복- 친박 정수성 대결로 본격화될 조짐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0일 친이인 정종복 후보를 공천했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구를 방문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지역구에만 있어도 영남권에 불었던 박근혜 바람을 상기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정종복 후보가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인사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를 두고 친박 정수성 후보를 공개지지 할 수는 없지만 선거전이 달아오르면 박 전 대표의 지역구 방문 자체만으로도 파괴력을 갖지 않겠느냐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31일 "박 전 대표가 경주에 간 것도 아니지 않느냐, 지역구가 대구인데 지역구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대구 행보의 정치적 의미를 애써 축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니냐는 것.
안경률 사무총장도 이날 "박 전대표가 정수성 후보와의 인연도 소중하지만 대의를 좇으려 한다면 당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인 인천부평을과 울산북구도 공천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제전문가 공천을 검토 중이지만 당선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딱히 적임자를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늦어도 4월 6일 최고위원회에 공천자를 보고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동영발 공천파행으로 당이 걷잡을 수 없이 휘청대는 분위기다.
30일 박연차 리스트 정국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도 정작 박연차리스트는 뒤로 밀려나고 정동영 전 장관의 공천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며 때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공천을 주장한 이종걸 ㆍ최규식ㆍ 강창일등 비주류 의원들은 "MB정권과 맞서 싸워야 할 당 지도부가 당내 싸움을 주도해선 안된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중도성향의 중진 의원들도 "공천 문제는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공천 파동은 쉽사리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이 1차 회담 이후 재회동에 대한 의사타진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주 덕진 공천불가를 천명하고 정 전장관 역시 출마의지가 확고해 극적 타결이 있지 않고서는 양측이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울산북구는 진보진영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인 가운데 후보 단일화를 위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실무협상이 다음달 1일 재개될 예정이다.
민주당이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진보진영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4.29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어부지리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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