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차관 "방관도, 무기력도 아니다"..당국관계자들 외환시장 조급증 지적

원·달러 환율이 1520원선까지 치닫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외화유동성 대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음에도 환율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한걸음 물러선 태도다.

기획재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부분은 수긍하면서도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오히려 단기적인 환율 상승에 일일이 대처하기 보다 자율적인 환율 하락이 가능하다는 데 대한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허경욱 제1차관은 전일 '외화유동성 브리핑'에서 "정부는 방관도 무기력도 하지 않는다"며 "다만 환율이 양날의 칼과 같아 어느 한쪽서 이익 보면 다른 쪽 손해보는 것도 있다는 건 균형 있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환율에 대한 재정부의 방침이 변함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허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마친 후 오히려 펀더멘털과 수급 요인이 나아질 것에 대한 기대감마저 드러냈다.

더불어 외환당국은 외화유동성 대책에 대해 외환시장이 전반적인 실망감을 드러낸 데 대해서도 지나치게 조급하고 불안해 하는 시장 심리를 지적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도 "외화유동성 대책이 바로 환율 안정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한다는 것은 성급하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내리는데 시장이 지나치게 일희일비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상반기 외평채 발행을 위한 시장 여건을 살피고 있는 만큼 당국이 뚜렷한 개입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아울러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재료들이 대부분 반영된 만큼 당분간 새로운 악재가 없는 한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정도의 큰 돌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시장 상황은 새로운 불안 요인은 없는 상태"라면서 "미국 주가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환율 상승 요인으로서는 다소 줄어든 측면이 있고 동유럽 위기에 따른 서유럽은행들의 국내 투자도 많지 않은데다 2월 경상수지 흑자 전망, 1월 자본수지 흑자 등 시장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도 짧게는 3~4월, 길면 상반기까지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하반기에는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 않느냐"며 "외환시장을 데이트레이딩 위주로 볼 것은 아닌 만큼 환율의 상승,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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