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끝은 어디인가. '성장률 마이너스 12.7%'의 충격에 휩싸인 일본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에 여념이 없다.

지난 16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해 4·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은 연율 마이너스 12.7%(전기대비 -3.3%)로 전후 2번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성장률 발표 직후 '지금 일본의 최대 과제는 경기 대책"이라며 "죽기살기로 하지 않으면 일본은 침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9일 이틀간의 회의를 끝낸 일본은행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지원 방안으로 회사채를 최대 1조엔까지 신규 매입키로 하고 기업어음(CP) 매입 등 이미 도입한 지원책도 9월말까지 연장해서 실시키로 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국제협력은행(JBIC)은 해외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달러화를 최대 10억달러 규모로 지원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일본 정부는 2월 월례경제보고에서 경기기조판단을 "급격한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5개월째 하향했다.

정부가 5개월 연속 경기기조판단을 낮춘 것은 IT(정보기술) 산업의 버블 붕괴로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한 2001년 2~6월 이후 처음이다.

◆ 실물경기 침체 본격화 = 일본 정부는 경기 기조판단을 하향한 데 대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실업률 증가와 임금 삭감 등으로, 예년 같으면 연말 특수효과를 봤을 작년 12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9% 가량 떨어졌고 신차 등록 대수도 17% 넘게 감소했다. 기업 부문의 악화가 가계에까지 미치면서 개인소비 침체가 선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내각부는 설비 및 노동력이 일반적 수준으로 가동됐을 경우, 공급 능력에 비해 수요가 20조엔 정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작년 7~9월까지 공급 능력과 수요의 차이, 이른바 수급갭은 3조엔 정도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한 3개월 새 7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 수급갭을 메워라 = 전문가들은 올 1~3월도 GDP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 수급 갭은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1조엔어치의 사채 매입을 통해, 국제협력은행(JBIC)은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측면에서 지원 사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정부는 개인소비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급 갭을 메우기 위해 재정지출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소 총리는 "일본 경제는 전후 최대 난국에 직면해 있다"며 "법안 승인이 필요 없는 공공사업부터 서둘러 시행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재무·금융·경제재정상은 "불황에 강한 개인소비에도 경기 악화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한 이상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수급 갭을 재정지출로 메우는데 대한 우려에 대해 "공공사업은 일시적으로 효력이 있는 재정지출이지만 파급효과는 그 이상"이라고 일축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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