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사, 러 선박 10척 수주..1.2억弗 '대박'

얼어붙은 조선시장 '물꼬'

인수·합병(M&A) 작업에 한창인 현대종합상사(대표 노영돈)가 러시아에서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10척 수주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조선시장에서 신조 계약 체결에 성공한 현대종합상사는 앞으로도 공격영업의 고삐를 바짝 당기겠다는 각오다.

12일 현대종합상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러시아의 볼가 발틱(Volga Baltic Company)사가 발주하고 중국의 청도현대조선이 건조하는 총 1억2000만달러 규모의 5000DWT급 화물운반선(Dry Cargo Vessel) 10척을 수주했다.

볼가는 500척 이상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의 최다선박 보유회사로, 철강과 항만터미널 등의 사업도 함께하는 복합그룹이다. 청도현대조선은 현대종합상사가 중국 청도에서 중소형 전문 선박건조 회사로 설립ㆍ운영하고 있는 해외투자법인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들은 청도현대조선이 건조해 오는 2010년 7월∼2011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이번 선박 수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조선경기 침체로 세계 조선업체들이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의 조선소들이 선박발주 취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와중에 대규모 신규 수주에 성공한 것은 현대종합상사의 선박영업 파워와 청도현대조선의 안정된 선박건조 능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노영돈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지난 주 5일 볼가의 올레스키 회장과 함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볼가 본사에서 계약에 서명하고 양사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올레스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현대종합상사와 함께 중소형 벌크선, 상트페테르부르크 항만 개발사업, 조선소 현대화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한국 조선사업의 성공 노하우와 인프라 개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