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연구원, 보완방안 제안

증시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사이드카 제도를 두고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6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사이드카 자체가 일시적인 매매 지연이기 때문에 사이드카 해제 이후에 다시 호가 규제없이 투기적인 매매가 그대로 실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0일 한상범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NYSE의 경우에는 1일 1회 5분간만 실시된다는 점과 높은 발동수준으로 인한 과소한 발동횟수로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999년 2월 사이드카 제도가 폐지됐다"며 "최근 과도한 사이드카 발동에 즈음해 우리나라도 사이드카 제도의 유효성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실효성 없는 발동 기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이드카 발동 기준은 지난 1996년 도입 당시 기준가격의 ±3%였던 것이 1998년 ±4%로 바뀌었고, 2001년 ±5%가 됐는데 2007년 7월까지는 급격하게 낮아진 시장 변동성에 비해 높은 발동기준으로 인해 사이드카 제도의 프로그램 매매 규제 제도로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됐었던 것. 그러다가 금융위기가 가시화된 2007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는 급격히 높아진 시장 변동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발동 기준으로 인해 사이드카가 너무 자주 발동하고 있는 가운데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 변동성 수준에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이드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매매를 규제하기 위한 기존의 발동 요건을 시장 평균 변동성 대비 기준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주가 변동의 이상 유무는 시장의 평균적 변동성과 대비해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평균적 일간 시장 변동성이 0.1%인 시장에서 일별 변동폭 5%는 매우 크지만 평균적 일간 시장 변동성이 3%인 시장에서 일별 변동폭 5%는 크다고 볼수 없는 만큼 프로그램 매매를 규제하는 기준을 '시장의 평균적 일간 변동성의 일정한 배수'로 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또 "사이드카 제도에 비대칭적 발동 요건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급등(급락)하는 경우 프로그램 매수(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켜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발생하는 주식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선물가격이 급등해도 프로그램 매도가 우위를 차지하는 등 사이드카 제도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따라서 사이드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준 가격 대비 일정 변동폭을 넘는 경우 무조건 사이드카가 발동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변동폭을 넘는 시점 전 일정 구간 동안의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우위인지 매수 우위인지를 파악해 상승장일 경우에는 프로그램 매수 우위인 경우에만 발동하도록 하는 비대칭적 조건부 발동요건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사이드카 제도에서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의 구분없이 모든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데 비차익거래는 호가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차익거래는 순매수와 순매도에 관계없이 모두 단기적 변동성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데 반해 비차익거래는 순매도인 경우에는 단기적 변동성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는 것. 따라서 사이드카 제도에서도 비차익거래를 프로그램 매매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울러 "코스피200 선물 및 옵션 등의 프로그램 매매로 발생하는 만기일 효과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의 사전 공시 대상을 확대해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로 빚어질 수 있는 종가 변동성 확대를 막고자 했지만 만기일 종가를 결제지수로 계속 사용하는 한 동시호가에 출회되는 프로그램 매매 물량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동시호가 상황에서 가격 정정을 통해 종가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시장도 중장기적으로는 만기 충격을 최소화하고 만기일 일중 변동성을 줄일 수 있도록 만기 결제지수 산정방식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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