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장기 침체로 자금력이 취약한 시행사의 부도가 늘면서 시공사인 건설사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채무를 떠안고 있다.


건설회사가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신용도 하락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곧바로 금융권의 주요 감시대상에 올라 각종 금융약정에서 불리한 조건을 받게되는 등 건설사들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 지속으로 사업시행시기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시행사 부도가 늘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중소형 시행사는 경영압박이나 부도 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으나 여러 시행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시행사들이 막대한 금액의 차입을 통해 땅을 확보한 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분양이 지연되면서 경영 압박을 받고 부도로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성원건설은 대구 달성군 죽곡리에 아파트 신축공사를 추진중였으나 시행사인 한이건설(주)의 자금난으로 시행사가 대출 받은 PF(파이낸싱 프로젝트)자금 388억원을 떠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금액은 성원건설의 자기자본(2091억원, 2007년말 기준) 대비 18.55%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더욱이 시행사 부도를 야기한 프로젝트는 입지나 가격, 품질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분양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악성 미분양 물건으로 남아 건설사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 부도로 모든 채무를 안게 되면 자체사업으로 전환돼 시행을 할 수 있어 사업 추진은 원활해질 수 있다"면서도 "시행사가 쓰러질 정도라면 사업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사업장을 보유한 시행사들은 분양시기가 늦춰질 수 밖에 없어 경영압박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더욱 심각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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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규제 과다로 인해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악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추가 대책을 통해 시장이 살아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 대한주택건설협회 상무는 "주택시장 침체가 이제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가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미분양 대책이 추가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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