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체불임금 71% 증가…경기악화로 부도업체 늘어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풍족하진 않지만 꼬박꼬박 월급봉투를 받을 수 있었던 A(51)씨. 다니던 의료원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8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
무급으로 넉달을 일하면서도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던 A씨는 결국 지난해 말 의료원이 도산신청을 내면서 고작 두 달치 월급만 손에 쥔 채 직장을 나와야 했다.
A씨는 수개월간 받지 못한 월급에다 벌써 두 달째 백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다가오는 설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A씨는 “나는 그나마 어린 자식이 없어 다행이지만 같이 일했던 직원들 중에는 사정이 정말 어려운 이들이 많다”면서 “생활비는 떨어져 가는데 일자리는 쉽게 구해지지 않아 설 쇠기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0월 다니던 모 전광판 제조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500여만원의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B(40)씨의 경우는 그나마 노동청에서 체당금을 받아 설 제수용품을 장만할 수 있게 됐지만 속타기는 마찬가지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이 지역 사업장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A씨, B씨와 같은 체불근로자들이 크게 늘어 여느 해보다 더 쓸쓸한 명절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광주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체불임금 발생액(누적)이 259억여원으로 전년 동월(151억여원) 대비 71%나 늘어났다. 사업장 수와 체불근로자수도 각각 22% 증가한 3350곳, 77% 증가한 8287명에 달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도 늘어 지난해 12월에만 2만7196명이 722억여원을 받아갔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4238명이 87억여원을 더 받아가 13.7%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체불임금 증가세에 대해 노동청은 최근 경기 악화로 중ㆍ소 사업장의 부도가 이어지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임금체불 노동자가 한꺼번에 수십명 발생하는 경우가 특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체당금 지급 제도와 무료구조서비스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한다면 권리 구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광주지방노동청은 이번 설을 맞아 체불 임금을 청산하도록 집중 지도를 벌이고 사실상 도산 등으로 발생한 체불 임금에 대해서는 체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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