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마다 외화절약 동참.. 국제회의 外 대부분 스톱

사례1. 지난해 12월3일 인천국제공항. 박태호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위원장(차관급)은 홀연단신으로 벨기에 브뤼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유럽연합(EU) 무역구제기관 등과 정보교류차 정례적으로 가는 출장에 으례 국·과장급 3명이 따라 붙지만 이번에는 출장인원 최소화 차원에서 물리쳤다. 절감한 비용이 어림잡아도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사례2. 지난해 11월경 국무총리실 산하 새만금사업 추진 준비단이 떠나려던 해외사례 조사단 출장도 무기한 유보했다. 각 부처 새만금 담당자들이 모두 포함된 탓에 출장 인원이 10여명을 넘는 규모였다. 일본과 호주의 주요도시의 오염물질 제거 시설 선진 노하우를 배워오려 했지만 불요불급한 예산집행 자제 차원에서 환율이 확 떨어질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정부가 급하지 않는 해외출장을 자제하는 등 외화절약을 위해 자린고비 작전을 펼치고 있다. 고환율에 따른 경비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경제 위기극복을 공직사회에서 앞장선다는 취지에서다.

12일 정부 각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한승수 국무총리의 낭비성 해외출장 자제 발언에 따라 각부처들은 해외출장및 연수등 중단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10월14일 각 부처 재정기획관들에게 외화예산절약 집행 업무협조전을 발송했다.

이러한 정부 방침의 약발(?)은 실제 연말출장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통상적인 경우 부처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은 연초나 연말에 몰린다. 이는 국회 일정이 끝나야 해외일정을 소화하기 쉬워지는 공무원들의 업무 특성상을 반영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연말연초와는 전혀 딴판이다. 노동부 한 간부는 "지난달(12월)에 출장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최근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각부처에 배정된 국외여비가 남아도는 기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평소같으면 예산에 딱 맞쳐 소요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미루는 출장이 많다보니 불용액이 급증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총리실의 경우 지난해 국외여비 예산이 6억8000만원이었지만 집행된 금액은 3억6200만원에 그쳤다. 국고로 돌아간 불용액이 3억180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특히 2006년·2007년의 예산대비 불용액 비율이 13.9%(1억3500만원), 29.2%(1억6500만원) 등을 보더라도 지난해는 확연히 구분된다.

경제부처도 마찬가지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41억4000만원이었던 해외여비 집행계획에 실제 쓴 돈은 36억2000만에 그쳐 불용액이 5억1000만원(불용비율 12.4%)에 달했다.

지자체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1월7일 '세계디자인수도 인수인계식'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서울시로서는 세계디자인수도로 공인받는 의미있는 자리였지만 오 시장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 시장으로서 2012년 세계디자인수도 선정을 위한 당연직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 대신 권영걸 디자인 서울총괄본부장만 참석했으며, 출장규모도 대폭 축소했다.

정부부처 한 재정담당 간부는 "해외 여비의 경우 국제회의 참석을 비롯해 사업국에서의 선진사례 시찰, 현지 조사 등에 사용할 수 있는데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급감했다"며 "명분이 분명한 국제회의 참석이 아니면 거의 모두 올스톱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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