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1분기 외부인 접촉인원 ‘사상 최대’…‘조사실 부족’ 사태로 과천行도
사건 관련 접촉 건수 53% 수직 상승
전방위 담합 조사에 공정위-기업 접촉면 급증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들이 기업 임직원이나 법무법인(로펌) 관계자 등 외부인과 접촉한 인원이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지,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대규모 담합 사건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진행된 데다 주요 감시 대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수가 늘어나며 기업과의 접촉면 자체가 넓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18년 제도 도입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많아
8일 공정위의 '2026년 1분기 외부인 접촉보고 현황'에 따르면, 공정위 직원이 접촉한 외부인은 총 10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부인 접촉 보고 제도가 시행된 2018년 이후 1분기 기록 중 가장 많은 인원이며, 전년 동기(663명)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분기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4분기 이후 전체 분기를 통틀어 봐도 2019년 4분기(1376명)와 2020년 2분기(1113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접촉 보고 건수는 451건으로 전년 동기(329건) 대비 37% 늘며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실질적인 '사건 처리'를 위한 접촉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자료 제출, 진술 조사, 현장 조사 등 '사건 관련 접촉'은 지난해 1분기 266건에서 올해 406건으로 53% 수직 상승한 반면, 안부 인사 등 '사건과 무관한 접촉'은 63건에서 45건으로 되레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제지용지부터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수조 원대 규모의 생필품 담합 조사가 촘촘하게 진행된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조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세종청사 내 조사실이 부족해 서울지방사무소(과천) 조사실을 빌려쓰기 위해 출장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올해 들어 4개월간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액수만 이미 1조 원을 웃돈다.
이에 따라 로펌 관계자(767명)와 대기업집단 소속 임직원(320명) 등 접촉 인원도 대폭 늘었다. 둘 다 1분기 기준으로는 최다 인원이다. 대기업집단 수가 2019년 59곳에서 올해 102곳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업무상 접촉해야 할 대상 자체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일인(총수) 논란이 있었던 쿠팡은 별도의 현장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8년 '신뢰 회복' 위해 도입…징계 기준 구체화로 사후 관리
'외부인 접촉 보고 제도'는 지난 2018년 김상조 전 위원장 시절, 당시 재취업 비리 등으로 추락한 공정위의 신뢰 회복을 위해 도입됐다. 소속 공무원이 사건 관계자인 ▲로펌 변호사 ▲대기업집단 대관팀 ▲로펌이나 대기업집단 소속 공정위 퇴직자 등 세 가지 유형의 외부인을 대면·비대면으로 접촉할 경우 5일 이내에 상세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여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경조사 등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범위의 접촉, 공직 메일이나 공정위 사무실 유선을 통한 비대면 접촉은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공정위는 접촉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유착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최근 징계 관련 복무규정을 한층 구체화했다. '보고 의무 위반 시 징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약간 모호했던 기존 규정을 명확히 한 것이 특징이다. 로펌이나 대기업집단에 재취업한 공무원을 몰래 만났다가 연 2회 이상 적발되면 징계 처분이 내려지며, 일반적인 대기업 대관팀이나 로펌 변호사의 경우 연 3회 이상 위반 시 징계 대상이 된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감봉이나 정직 등 중징계도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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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담합 사건은 관련자가 많고 실행자부터 지시자까지 전방위적인 진술 확보가 필요해 접촉 건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복무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조사 과정의 투명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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