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 금지, 5년? 20년?...영구적이어야”-브루킹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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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향후 우라늄 농축 활동 금지 기간을 두고 미국은 20년을 원한 반면 이란은 5년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시적 제한 방식은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한적인 저수준의 농축을 허용하더라도 고농축 금지 기간을 영구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이클 오핸런(Michael O’Hanlon)은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이란 핵 문제에 어떤 임시 합의도 피해야 한다(Avoid any temporary deal on Iran’s nukes)’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정부 때 합의했던 ‘한시적 제한’은 이란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온건하고, 덜 극단적이며, 덜 호전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이란 정권의 온건화가 그런 한시 기간 내에 가능하다고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프로그램의 연구 책임자이자 안보·전략·기술을 다루는 스트로브 탤벗 센터(Strobe Talbott Center on Security, Strategy, and Technology) 센터장이다.

다음은 글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정부의 잔존 세력은 지난주 이란의 향후 우라늄 농축 활동 금지 기간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20년을 원한 반면, 이슬람공화국 이란은 5년만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접근은 상황과 그에 따른 선택의 대가를 잘못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 JCPOA는 아무 합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결국 충분하지는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핵심 조항 상당수가 한시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란의 미래 우라늄 농축 제한은 구체적 방식에서는 어느 정도 유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제한 자체는 영구적이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년 구상이 언론에 알려진 뒤 이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영구적 합의라는 발상을 계속 유지할지는 불분명하다. 유지해야 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라도 이란에 제한적이고 저수준의 농축을 허용하는 문제에서는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양측 모두가 ‘승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보다 건전한 합의의 토대가 된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오바마 2기 때 존 케리 국무장관은 최소한 시간을 벌어주는 합의를 협상해냈다. 이란은 10년 동안 구형 원심분리기 약 5000기에 제한됐고,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저농축 우라늄만 15년 동안 생산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2018년 그 합의에서 탈퇴하는 대신, 그 시한을 연장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란 같은 국가의 위험한 핵활동을 일정한 한시적 기간만 제한한다는 기본 발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핵심 이유가 있다.


첫째, 핵무기 확산을 제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본 합의는 영구적이다. 이는 이란과 미국이 모두 가입한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명문화돼 있다. NPT의 취지는 핵무기 확산을 10년이나 20년 늦추는 데 있지 않았다. 핵보유국 수를 영구적으로 제한하고, 나아가 언젠가는 전 세계 핵무기 총량까지 줄이자는 데 있었다. 이 논리는 매우 탄탄했고, 실제로 효과를 거뒀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70년대쯤이면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수십 개국에 이를 수 있다고 봤지만, 지금도 핵보유국은 9개국에 머물고 있다.


둘째, 한시적 제한은 이란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온건하고, 덜 극단적이며, 덜 호전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2013~2015년 당시 그런 기대를 품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는 이란 정권의 온건화가 예측 가능한 시점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셋째, 한시적 제한을 용인하는 것은 언젠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할 수 있다는 바람직하지 않은 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메시지는 그 선택지를 원하고 있는 이란 강경파들에게 전달될 수 있으며, 그들은 유한한 시한을 자신들의 입장을 재확인해 주는 것, 나아가 언젠가 핵무기 목표를 추진해도 된다는 허용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역내 국가들도, 이란이 핵 선택지를 유지하고 있다면 자신들도 핵 옵션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타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란에 오늘 당장이라도 매우 제한적인 수준의 핵농축을 일부 허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이는 검증 가능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 진영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전쟁 종식에도 도움이 될 핵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물론 제한적 농축이 용인되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회계·감시 체계 아래 이란 핵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다시 편입시키는 강력한 감시·사찰 체계의 복원이 전제돼야 한다. 영구적 합의는 이란의 준수 여부에 대해 높은 신뢰를 줄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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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의 핵농축 활동 제한을 시계나 달력에 맞춰 설정하고, 이후에는 그 제한을 점차 완화하면서 미래의 이란 신정체제가 더 다루기 쉽고 덜 위협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콜린 파월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희망일 뿐이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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