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고환율 충격, 산업별 '수입 양극화' 뚜렷…정책 차별화 필요"
반도체·배터리는 비용 직격탄
자동차는 수입대체 기회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 기대감에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증시도 1% 가까이 상승 출발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8.10p(0.95%) 오른 6,149.49에 장을 시작했다. 2026.4.16 조용준 기자
고환율 국면에서 산업별 수입 구조가 상이하게 반응하면서 맞춤형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고환율, 고유가 복합 충격이 기업 비용 부담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연구원은 16일 '고환율기 수입 구조의 산업별 비대칭성과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환율 상승이 산업별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입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개선하는 양면 효과를 가지지만, 한국의 경우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입 비용 상승이 생산 원가로 전이되며 수출 경쟁력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특히 환율 충격에 대한 산업별 반응을 '수입조정형'과 '수입유지형'으로 구분했다. 가전·자동차·자동차부품 등 수입조정형 산업은 환율 변화에 따라 수입 물량을 탄력적으로 줄이거나 늘리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대체 가능한 공급처가 존재하거나 국내 생산으로 전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환율 상승은 수입품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대신 국내 생산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입대체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수입 감소는 긍정적 효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 비용을 끌어올려 제조 기반을 약화시키는 경로도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입 감소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지는 해당 산업의 수입 품목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반면 반도체·원유·이차전지 등 수입유지형 산업은 환율 상승에도 수입 규모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확대되는 비탄력적 구조를 보인다. 특히 반도체 소재·장비는 글로벌 공급망이 제한적이어서 대체가 어렵고, 환율 상승이 곧바로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환율 상승이 기업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부담 누적이 설비투자 축소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산업 경쟁력 약화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처럼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한 전략산업의 경우 투자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이에 따라 산업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수입조정형 산업에 대해서는 수입대체 효과를 국내 생산 확대와 연계하면서도 핵심 중간재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반대로 수입유지형 산업에는 환율 충격이 비용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고려해 환율변동보험 현실화, 세제 지원, 정책금융 확대 등을 통해 투자 연속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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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산업연은 산업 전반에 걸쳐 환율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는 공통 대응도 강조했다. 산업별 수입 물가와 물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환헤지 수단 접근성을 확대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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