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미화산업 등 10개 사업자 과징금
경쟁입찰 전환되자 ‘카르텔’ 결성…제비뽑기로 낙찰자 미리 정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서비스의 투명성을 위해 도입한 경쟁입찰 제도를 악용해 수천억 원대 예산을 나눠 먹기 한 청소 대행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은 제비뽑기로 구역을 나누고 들러리 업체를 세우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공공 예산을 낭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비뽑기로 구역 나누고 들러리까지"…고양시 청소업체 10곳 담합 적발, 과징금 5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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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고양시가 2020년과 2022년 발주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용역' 입찰 총 24건에서 담합한 고양미화산업, 고양위생공사 등 10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2억 6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고양시가 2020년 생활폐기물 대행 사업자 선정 방식을 기존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10개 업체는 인력과 장비가 배치된 자신들의 '텃밭'(담당 구역)을 뺏기지 않기 위해 카르텔을 결성했다.

이들 10개사 대표는 입찰 공고 직전 모임을 갖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4개 구역은 특정 업체 2곳(고양위생공사, 청안기업)이 나눠 갖고 나머지 8개 구역은 '제비뽑기'를 통해 낙찰예정자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경쟁 입찰을 '무늬만 경쟁'인 수의계약으로 되돌린 것이다.


이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낙찰예정자가 적격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높은 금액으로 투찰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기초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써내는 방식으로 '들러리'를 서줬다.

특히 2022년 입찰에서는 담합이 더욱 고착화됐다. 10개 업체는 낙찰률을 기초금액 대비 97.6%로 일률적으로 통일하고, 들러리 업체들의 투찰률까지 98.2%~98.5%로 미리 짜 맞췄다. 그 결과 총 24건, 계약금액 2195억 원 규모의 입찰에서 사전에 합의한 낙찰예정자가 100% 낙찰받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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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공공예산이 대거 투입되는 서비스 분야에서 높은 금액으로 낙찰받아 예산 낭비를 초래한 고질적 담합 관행을 끊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분야의 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법 위반 엄중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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