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기차표' 올해도 품귀…역귀성하거나 심야버스 타기도
명절 때마다 표 구하기 전쟁 반복
예매 일정 늘어나며 승객들 오인도
무단 탑승 경험 공유…수송 혼잡 ↑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안모씨(34)는 이번 설 연휴 때 고향에 가지 않기로 했다. 기차표 예매 시작에 맞춰 휴대전화를 들고 대기 화면을 지켜봤지만 접속 대기 인원은 수만 명에 달했다. 수십 분을 기다려 접속에 성공했을 땐 이미 부산행 좌석이 동난 상태였다. 차량을 이용하기엔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장시간 이동하는 부담이 컸다. 결국 그 대신 부모님이 수도권으로 올라오기로 했다.
충남 천안시에 사는 한모씨(56)도 자신이 서울에 있는 자녀에게로 가는 '역귀성'을 택했다. 그는 "딸들이 표를 못 구했다"며 "이번 명절에는 그냥 우리(자신과 남편)가 서울까지 올라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마다 운에 기대서 눈치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친다고 덧붙였다.
최장 9일간 쉴 수 있는 '황금 설 연휴'를 앞두고 KTX·SRT 예매가 또다시 대란을 빚고 있다. 한때 온라인 접속 대기자가 200만명을 넘어서며 서버가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고 주요 노선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예매 일정과 노선 표기 방식까지 바뀌면서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코레일·SR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오는 14일 하행선 주요 노선은 빠르게 전석 매진됐다. 이날 기준으로 설 당일과 연휴 마지막 날에는 상행선 표도 거의 동이 난 상태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양상이지만, 이번에는 예매 일정과 노선 표기를 둘러싼 혼선이 불만을 키웠다. 이틀에 걸쳐 진행되던 KTX 예매 일정이 사흘로 늘어나면서 '경부선'과 '대구·경북행'이 구분 표기되자 일부 이용객이 일정을 오인했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19일부터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예매를 받으면서 첫날엔 호남·전라선 등을, 둘째 날엔 경전·대구·경북선 등을, 마지막 날에 경부선은 따로 예매한다고 안내했다. 고향이 대구인 전모씨(26)는 "대구·경북행과 경부선 예매가 따로 적혀 있어서 헷갈렸다"며 "(지난달 20일) 오전 7시에 맞춰 일찍 일어났는데 허탕을 쳐 허무했다"고 토로했다. 둘째 날로 안내된 대구·경북선은 하양역 등 무궁화호에 한정됐다.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들이 대안으로 버스를 찾으면서 '심야 버스'까지 치열한 예매 전쟁이 번졌다. 13일과 오는 14일 오후 10시 이후 서울에서 출발하는 고속·시외버스 심야 프리미엄 버스는 서울경부고속터미널과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 출발 노선에서 대체로 매진됐다.
취소 표를 노린 '새벽 대기'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벽 2시께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면 취소 표가 눈에 띈다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반복되는 예매 경쟁이 무질서한 수송 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온라인 게시글에는 벌금을 감수하고 매진 열차에 무단 탑승한 뒤 승무원에게 승차권 발권을 요청하라는 내용까지 등장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오는 13~18일에 귀성·귀경 등으로 총 278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평균 이동 인원은 834만명으로 지난해 설보다 9.3%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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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은 이 기간을 '설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해 특별교통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승차권을 되파는 암표 거래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평균 35만석을 공급해 평시 대비 11만석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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