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중계소 운영한 피고인 유죄
항소 후 불출석…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
복귀 안 해, 경찰 “기존 주소지 소재 불명”
원심, 추가 확인 없이 공시송달 심리
기록엔 주소·본인·가족 연락처 존재
법원, 연락 시도 없이 곧바로 공시송달 결정
대법 절차위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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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피고인이 항소심에 출석하지 않자 법원이 바로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해 항소를 기각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공시송달 전에 주소·연락처 등으로 소재 파악을 시도했어야 한다"며 항소심 판결을 파기했다.


공시송달이란 당사자에게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관보 등에 일정 기간 이를 게시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기존 주소 외에도 피고인의 다른 주거지 주소와 본인·가족의 전화번호가 기록에 존재했음에도 소재 탐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공시송달로 심리를 진행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해당 피고인은 2023년 4월 해외 조직원들과 함께 국내 피해자들에게 걸려오는 전화가 '010' 번호로 표시되도록 중계소를 관리·운영하며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도왔다. 조직원들은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 4명으로부터 총 2억152만원 상당의 현금과 문화상품권을 편취했다. 이 피고인은 이들과 공모해 재산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고인은 항소심 첫 기일(2023년 11월 22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정지기간이 끝날 때까지 교도소로 복귀하지 않고 도주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로부터 "기존 주소지에서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고 2025년 1월 15일 공시송달로 소환장을 송달한 뒤, 이 피고인이 2·3차 공판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자 형사소송법 제365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사건기록에는 기존 주소 외에도 피고인의 다른 주거지 주소, 본인 및 가족의 전화번호 등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들 주소로 송달을 시도하거나 전화 연락을 시도하는 등 소재 확인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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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은 피고인의 주거·사무소·현재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만 공시송달을 허용한다"며 "기록상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등이 존재한다면, 이를 통해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거나 소재를 탐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 없이 곧바로 공시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한 것은 절차 위반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중 항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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