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적 기능 무시 '사적 창구' 전락 지적
리스크 줄이려 직원 비용 감소 조치에 반발

순천풍덕도시개발 사업을 둘러싼 순천원예농협의 대출 구조가 협동조합 본연의 목적과 상당 괴리된 특혜성 개발자금 공급이었다는 의혹이 지역사회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순천원예농협 본사 전경. 독자 제공

순천원예농협 본사 전경.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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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 원예농협은 풍덕도시개발과 연계된 일부 특정 세력에게 수백억 원대의 개발성 대출을 집중적으로 제공했다. 문제는 이 자금이 조합원 금융·지역 농업 발전이라는 농협의 공익적 기능과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조합원의 출자금을 기반으로 한 공공 금융이 투기성 개발자금의 '사적 창구'로 전용된 전형적 사례"라고 비판한다.

풍덕도시개발조합은 수백억대 토지 대금 미납 업체를 사실상 방치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 피해는 사업 지연·금융비용 폭증·추가 분담금으로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있다.


반면 원예농협은 저당권을 확보해 손실을 방어하는 상황이다. 개발업체는 이익 기대, 농협은 담보로 안전, 조합원만 폭탄을 맞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원예농협에서 연월차 사용 제한, 미사용 수당 축소 등 직원 비용을 줄이는 조치가 내려졌다는 소문이 돌며 조직 내 분위기가 크게 동요되고 있다.


직원들은 "개발 대출 리스크를 왜 노동조건으로 상쇄하나"라며 반발한다. 공공금융기관 책임 구조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부실이 아닌 제도적 통제 실패로 규정한다. 편향된 대출 의사결정, 과도하게 낙관적 담보 평가, 관계자 대출 가능성, 부실한 사후관리 등 이 모든 단계가 사실상 제 기능을 못 한 채 사업은 장기화됐고, 그 부담은 조합원·직원에게 돌아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정밀 조사, 외부 독립감사, 대출 라인 전면 공개, 개발사업 대출 규제 강화 등 강도 높은 개혁 없이는 지역 내 타 농협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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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대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왜 공공금융이 투기자본의 사금융처럼 움직였는지에 대한 근본적 진상 규명이 필요한 시기이다.


호남취재본부 이경환 기자 khlee276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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