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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 강국' 외침이 헛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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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 강국' 외침이 헛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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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부 데이터를 얻기가 힘들어요. 정부 내에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구하는 게 최선이라니까요."


지난봄에 만난 사회 정책 분야 한 연구원이 하소연하듯 한 말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에 조언자 역할을 하는 곳에 와 있음에도 과거 민간(학교)에서 연구할 때처럼 정부 데이터 구하기가 힘들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정책 연구의 질이 인맥에 따라 달라진다면 개선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 데이터 특성상 제한이 있겠거니 하고 쉽게 넘겨 들었다.

이런 생각이 안일했다고 깨달은 것은 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때였다. 최근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을 찾았을 때도 같은 말을 들었다. 해당 연구자는 정책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음에도 "AI 예측성을 높일 수 있는 과거 자료가 있어 정부부처에 요구했는데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있다며 거절했다"고 토로했다. AI는 특히 데이터 확보가 연구 성공을 담보할 텐데 이런 상황이라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 상황은 이런데 정부 발표만 보면 AI 강국으로 가는 길을 문제 없이 마련해둔 듯하다. 정부는 "AI 대전환을 하겠다"며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거액의 지원 예산과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도 내놨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당장 '있는 데이터'조차 제대로 쓰지 않고 문제를 방치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AI 핵심 연료인 데이터를 강조하는 정책 결정자들의 발언도 찾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내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했다. 경제 수장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구 충격에 따른 성장 하락을 반전시킬 유일한 돌파구"로 AI를 지목했다. 정부의 간절함이 진정성을 높이려면 현장 곳곳에서 막힌 맥부터 뚫어야 한다. AI를 요술 방망이인 것처럼 외치기만 할 게 아니라 씨앗(데이터)부터 제대로 챙길 필요가 있다. 데이터센터를 아무리 크게 짓더라도 채울 데이터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냐는 지적을 직시할 때다.

다행히 해법은 멀리 있지 않아 보인다. 그간 여러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정부가 데이터 관리 및 운영, 활용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부처 간이나 부처 내부 실, 국 사이에서도 데이터 사일로(칸막이)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이를 개선하고, 활용도 높은 정부 데이터의 경우 익명화 처리 후 공공 등에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데이터 활용에 좀 더 관심을 둔다면 충분히 해결될 문제라는 말이다. 데이터는 AI 산업의 3대축(데이터·인프라·인재) 중 하나다. 이를 등한시하면서 AI 산업의 성공을 기대하는 건 난센스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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