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업무상배임죄와 중복
"경영 판단 보호…해외에는 없는 죄"
"부패수사 약화…면죄부 줄 것"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상법 개정을 예고하면서 배임죄 폐지 내지 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7월 14일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삭제하고, 형법상 배임죄에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주주 권리 강화 및 투명성 제고는 유지하면서도, 사후 손해 발생만으로 형사 처벌을 하지 말자는 취지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주주 충실 의무 관련 재계가 배임죄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니 적극 고민하자고 원내 지도부에 건의했다"고 말하며 배임죄 완화를 반영한 입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행 상법 제622조에 따른 특별배임죄는 임무 위반으로 재산상 이익을 추구하거나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와 구성 요건 및 처벌 내용이 중복돼 "중복 입법", "이중 처벌"이라는 비판이 있어 왔다. 김태년 의원은 개정안을 내면서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확히 규정해 고의적 사익 편취와 정당한 경영 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제시했다.
배임죄를 폐지 혹은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법조에서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배임죄는 '그 시점으로 돌아가 더 나은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결국 결과론적 책임을 묻는 측면이 있는데, 이를 감내하고 돌파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일 수 있지만, 사후적 판단 기준으로 처벌이 이뤄지는 현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북돋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실의무 대상을 확대하기보다는 경영 판단에 대해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 흐름을 입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도 "배임죄는 해외에는 없는 죄로, 외국계 투자사들이 늘 의문을 제기하곤 했다"며 "경영 판단인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점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 처벌 대신 다른 제도를 통해 방지하는 방식이 보다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은 경제·기업 범죄에 엄정 대응해 왔고, 많은 사건에서 배임죄가 핵심 혐의로 적용됐다"며 "배임죄 폐지는 기업·공직자 부패 수사 도구를 빼앗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지보다는 배임죄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하거나, 수사 기간을 제한하는 방향의 입법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배임죄는 쉽게 말해 회사 임직원이 사적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적용된다"며 "폐지되면 총수 일가에 유리한 계약이나 계열사 특혜 제공도 형사 처벌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민사 책임이나 제도적 견제만으로는 손해 입증과 책임 추궁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 소재 로펌의 변호사도 "대표나 임원 업무 중에는 자신의 일인지 회사 일인지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며 "배임죄 폐지는 회사를 자기 이익을 위해 운영하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임죄 논의와는 별도로 여당은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이는 이재명(61·사법연수원 18기)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감사위원 분리 선출 단계적 확대 ▲집중투표제 활성화 ▲상장회사 자사주 소각 제도화 검토 등의 후속 입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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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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