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 누락·체납 방치·과오납 급증"
전산시스템·징수체계 전면 개선 촉구
전남도의 부실한 재정 운용이 도의회 결산 심사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전남도의회 강정일 의원(더불어민주당·광양2)은 최근 열린 제391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세입 예산 추계 오차, 체납 관리 미비, 지방세 과오납 환급금 증가 등 재정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보다 정밀하고 책임 있는 예산 집행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16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전남도는 2024회계연도 결산에서 지방세 수입 초과 491억원, 세외수입 미편성 징수 결정액 392억원 등 총 796억원의 초과 세입이 발생했지만, 이를 적절히 예산에 반영하지 못해 당해 세출에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먼저 세입 예산 추계 부정확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수입까지 예산 편성에서 누락되면서 재정의 효율성과 적시성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며 "특히 시·도비 보조금 반환 수입 등 확정성이 높은 항목은 적극적으로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입 정리보류액 62억원과 미수납액 344억원에 대한 적극적인 징수 대책도 요구했다. 그는 "취득세 감면 후 추징 세액 발생 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전담 조직을 통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징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납 고지의 전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부서만 사용 중인 '카카오 알림톡' 전자고지를 도 전 부서로 확대해 체납 회수율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세 과오납 환급금 증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의원은 "지난해 지방세 환급금 187억원 중 52%인 98억원이 납세자 권리구제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도의 과세 착오와 부실한 법적 검토에서 비롯된 행정 실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지방세 과오납 총액은 줄었지만, 권리구제 건수와 금액은 오히려 30억원 증가했다"며 세무 행정의 전문성 제고와 과세 시스템의 정밀화를 강조했다.
보조금 관리 전산 시스템의 허술함도 꼬집었다. 강 의원은 "현재 사용 중인 '보탬e 시스템'은 부서별 보조금 집행 잔액을 통합 관리할 수 없어도 전체 보조금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며 "예산 부서가 전 부서 보조금 집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월사업 관리 부실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23년 명시 이월된 사업 626억원 중 약 40%인 249억원이 재이월됐다"며 "이월 사유가 추상적이고 모호해 사업 지연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월 사유 작성 시 행정안전부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사업별 집행 관리도 보다 촘촘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지적하신 불용액과 세입 누락, 체납관리, 과오납 환급금 등의 문제는 도 재정 운영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정밀한 세입 추계와 적극적인 징수 대응, 체계적인 전산 시스템 개선을 통해 예산의 낭비 없이 도민 복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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