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저출생 해법 '가사 돌봄' 서비스 지원정책 마련돼야
"가사 돌봄 서비스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제인 출생률이나 고령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6일 판교에서 열린 'AI 가사 돌봄 플랫폼과 저출생·고령화 해법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가 한 말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인 그는 가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이기 이전에 사용자다. 육아가 단지 아이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청소, 설거지, 빨래 등 어마어마한 가사 업무가 뒤따른다. 자녀가 있으면 가사에 대한 부담은 커진다. 생활연구소가 집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쓰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가사 돌봄 서비스가 출생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 대표의 얘기는 여기서 출발했다. 자녀가 있으면 가사는 증가하고 맞벌이라면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다투기 일쑤다. 하나를 키우기도 벅차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둘째는 언감생심이다. 아이를 키운다면 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보면 가사가 해결된다면 자녀를 더 낳겠다는 이들이 늘 수도 있다고 연 대표는 생각했다. 이는 가사 돌봄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출생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가사 돌봄 서비스에는 육아를 돕는 아이 돌봄도 있다. 육아도우미를 연결해 보다 직접적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며 자사 아이 돌봄 플랫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집안일은 '청소연구소'에 부탁한다. 이 서비스들이 그를 워킹맘으로 살 수 있게 했다.
사용자들의 목소리는 더 생생하다. 이날 간담회에선 만난 출산을 한 달 앞둔 한 사용자는 "출산하고 1년 정도 후 복직할 예정인데 그 이후가 더 걱정"이라며 "출산 시 일회성 지원보다는 복직한 후에도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40대 워킹맘은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았는데 가사 돌봄 서비스를 잘 이용하면서 둘째, 셋째 생각도 가지게 됐다"고도 했다.
저출생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회 문제인 고령자 일자리에서도 가사 돌봄 서비스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현재 가사 돌봄 업계에 종사자는 6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생활연구소의 플랫폼 '청소연구소'를 통해서 일하는 사람만 16만명인데, 평균 연령은 약 55세, 50세에서 60세 사이가 가장 많다고 한다. 연 대표가 가사 돌봄 서비스가 '저출생, 고령 일자리 해결의 교차점'에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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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가사 도우미는 여유가 있는 집에서나 쓰는 것으로 여겨졌다. 동네 직업소개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투명하지 않았다. 가사 돌봄 플랫폼들은 이를 보편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플랫폼을 통해 집 청소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는 부잣집이 아니다. 맞벌이, 신혼부부, 아이를 키우는 집, 심지어 1인 가구도 많다. 청소연구소가 사용자들의 집 평균을 내봤더니 20평대였다고 한다. 지출하는 금액은 한 달에 18만원이었다. 저출생과 고령 일자리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이 경제적 부담을 더 낮춰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소득 공제를 건의한다. 다음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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