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관세 리스크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크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3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지만, 그 파장에 대해선 보다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했다. 관세정책 지연 및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달러와 금이 강세를 보였지만,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조정을 받았다.
다만 관세 부과가 장기화할지는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용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골드만삭스의 경우 자동차 및 에너지업체 등 주요 기업의 반발 등을 고려해 관세부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며 "미국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도 보인다. 원유에 대한 수입 관세가 10%로 하향 조정된 것도 관련 조치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 대상 국가 확대 및 관세율의 추가 인상도 지켜봐야 한다. 향후 관세가 부과될 유력 대상국은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 대만 등인데, 중국에 대한 관세율 역시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환율 문제에 대해 어떤 협상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혹은 관세 리스크를 판단해 볼 수도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연초 유럽 증시 랠리와 비트코인 가격 안정세도 주목할 요소로 꼽았다. 금리 인하 사이클 지속 및 유로 초약세 등으로 EU 경기의 반등 동력이 강화된다면, 트럼프 리스크를 다소 완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 안정세와 유가 하락도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우려할 정도의 하락세는 아니다. 유동성이 아직 살아있고, 기술주 기대감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관세 부과에도 유가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면, 관세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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