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로 출국금지 된 것과 관련해 '식물'(vegetative) 대통령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리더십 공백과 정치적 기능장애 역시 심화됐다고 짚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그의 정당이 탄핵안 투표를 보이콧하며 살아남았지만, 총리가 일상 국정을 맡고, 군 지도부가 계엄령 시행 등 어떤 새 명령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 밝히면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그의 대통령직이 식물 상태(vegetative state)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WP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의 퇴진 때까지 당정이 국정을 공동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국가의 통치는 실질적으로 마비됐다(effectively paralyzed)"며 "이 조치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강요하기 위한 권력 다툼으로 법적으로도 모호하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출금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했다"면서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출금 요청을 수용한 건 "정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이번 출금이 "윤 대통령의 비상한 조치(계엄)의 여파를 가중시켰다"며 "윤 대통령의 짧았던 계엄 이래 한국은 리더십 공백으로 빠져들어 갔고, 확산하는 시위는 그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윤 대통령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누가 나라를 통치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NYT는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속된 적은 없다며 윤 대통령 구속 시 그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률학자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탄핵 투표에서 살아남았지만, 그의 정치적 생존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소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검찰 조사를 거부했고, 퇴임 후 조사를 받고 구속됐다고 소개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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