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깊어질수록 민생행보 동력 잃어
추경호 "냉각기 갖자" 중재 나섰지만
친윤·친한 갈등 쉽사리 진화 안 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청년·노년·여성 계층, 가상자산·과학 등을 망라한 민생 일정에 고삐를 죄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친윤계와 친한계가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도 야당에 민생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의 내홍이 길어질수록 한 대표의 민생행보 동력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청년 목소리로 그리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주제로 열린 정책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정년연장·연금개혁 등 제도 개혁을 언급한 후 "청년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견 수렴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7일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정년연장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늘리기 위한 '단계적 정년연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로 열리는 '인공지능(AI) 파일럿 무인전투기 개발 어디까지 왔나' 정책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최근 정년연장, 디지털자산 토큰증권발행(STO) 포럼 등 민생·경제와 관련된 토론회와 포럼 등을 찾으며 민생·정책 공부 일정에 거듭 참석중이다.
다만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커지면서 정책보다는 정쟁에 이목이 쏠려 한 대표의 행보가 묻히고 있어서 자칫 더불어민주당에 민생 관련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한 대표와 한 대표의 가족 이름으로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다수 올라왔다는 주장으로, 이달 내내 당내 갈등의 주요 소재로 활용돼 왔다. 이에 친한계 일각에서는 다음달 1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발언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가 28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과 관련해 "냉각기를 갖고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하자"고 중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다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갈등을 표출하면서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냉각기를 가져서 될 문제냐"면서 "지난번에 4표 정도 이탈표가 나왔다. 그때 한 대표는 '당론이니까 막아야 한다'라며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우리가 오해받으니까 가면 안 됩니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표가 나왔다"며 "(당원 게시판 논란이) 영향을 안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원 게시판 논쟁과 앞으로 있을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연결한다라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며 "해당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싸움’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집안에서 하는 거지 부부싸움을 법정으로 끌고 가면 끝내겠다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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