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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트럼프 리스크'…김정은, 핵보유국 인정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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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도 가치보다 비용 관점에서 인식
美 본토 위협 해소하면 대북제재 풀 가능성도
김정은, 비핵화 아닌 핵 군축 협상 요구할 듯

'트럼프 리스크'가 더 강력하게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외교·안보 기조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 본토에 대한 위협만 배제할 수 있다면 대북 제재 완화도 가능한 선택지다. 가치보다 비용 관점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만큼 우리 안보 지형에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치'보다 '비용'…거래적 관점으로 동맹 관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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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당국은 그간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공고히 유지될 거라 자신했지만, 현실은 사뭇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은 당장 한국보다 북한이 반길 만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마저 비용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에 비유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협상을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을 해소하고 전쟁을 멈추려는 의지와 제재 해제를 원하는 김 위원장의 목표가 함께 맞물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1기 첫해였던 2017년 북한과 미국은 '화염과 분노'로 기억되는 극한의 대립 양상을 보였지만, 연쇄 회담으로 국면을 전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일시적으로 억제한 뒤 이를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의 '안보 거래'에서 지렛대로 삼거나, 한국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코리아 패싱' 북·미 회담을 열 공산이 크다.


과거와 유사한 시나리오가 재현되면 북한은 한 걸음 더 나아간 요구사항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노이 노 딜'을 경험한 만큼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핵 군축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비운 사이 북한은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고, 내년이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까지 마무리 짓는다.

北, 어떻게 나올까…도발로 몸값 끌어올릴 듯
더 커진 '트럼프 리스크'…김정은, 핵보유국 인정 노린다 원본보기 아이콘

북한의 목표는 하나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서방의 제재를 풀어내는 등 '정상 국가'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도발로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만큼 한반도 정세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극초음속미사일·우주발사체·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추가 핵실험 등 다양한 종류의 도발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사리원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는데, 이는 전술핵탄두 '화산-31형' 탑재 가능성을 암시했던 무기다.


북한이 협상력을 높인 뒤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 경우 한국은 외통수에 몰릴 수 있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를 배제하려 할 것이고, 미국도 방위비 분담금 등으로 마찰을 빚게 된다면 한국을 뒤로 미룰 수 있다. 한반도의 안보 리스크가 급격히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당분간 북·미 신경전으로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한미 연합훈련에 따른 '비용'을 줄기차게 요구하며 한국을 공격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 합의했던 연합훈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연합훈련이 완화되면 북한의 반발 근거가 부족해진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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