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새롭게 시작할 준비 됐다" 강조
레이디 가가·리키 마틴 등 인기스타 총출동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밤 마지막 유세에서 "동력은 우리 편"이라며 "우리는 힘차게 완주해야 한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자신을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은 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도 강조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마지막 유세 장소로 '최대경합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택했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 '로키' 촬영지로 유명한 미술관 계단 앞에 마련된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우리는 107일 전에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면서 "처음부터 우리의 캠페인은 무언가에 맞서는 싸움이 아니라, 무언가를 위하는 싸움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자유, 기회, 모든 미국인의 존엄이 있는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최대경합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무려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힘차게 완주해야 한다"면서 "이번 레이스는 역사상 가장 접전이 될 수 있다. 모든 표가 중요하다"고 투표를 촉구했다. 현장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긴다", "우리는 (트럼프 집권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재건을 위한 자신의 공약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로대 웨이드 뒤집기에 따른 낙태권을 연방 차원에서 회복시키겠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의견이 다른 이들과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오늘 밤, 우리는 우리가 시작했던 것처럼 낙관, 에너지, 기쁨과 함께 마무리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미래를 만들어갈 힘을 갖고 있고, 함께 할 때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도전에 맞설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마지막 유세 장소로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를 택한 것은 그만큼 올해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앨런타운, 레딩, 피츠버그, 필라델피아에서 연이어 연단에 서며 사실상 펜실베이니아 올인 전략을 보였다. '경합주 중의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승패를 가를 7개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하고 있다.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 270(선거인단 270명) 확보를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인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지막 유세에 앞서 이날 피츠버그, 앨런타운, 레딩 유세에서도 "동력은 우리 편"이라며 "우리는 지금이 미국에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펜실베이니아의 모든 사람이 투표하게 해야 한다. 여러분이 이 선거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투표도 독려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한때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도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도 유세장에 등장해 "우리 지역에 사는 50만명의 푸에르토리코인을 돌보고, 우리 지역을 강화하는 미국 대통령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언급한 것을 재차 비꼬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촉구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레딩에서는 푸에르토리코계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과 함께 푸에르토리코 식당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에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스타들도 대거 출동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올해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이 10명과 함께 무대에 섰다. 이들은 윈프리와 대화하며 자신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를 말했다. 이에 윈프리는 "우리가 내일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는 투표할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민주주의 위기를 경고했다. 또한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투표"라고 강조했다.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도 유세장에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당일 밤 모교인 흑인대학에서 개표를 지켜볼 예정이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전통 흑인대학 하워드대는 인종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시행 이전에 흑인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이다. 흑인이면서 아시아계인 해리스 부통령이 졸업한 곳이기도 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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