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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기는 이유 vs 해리스가 이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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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택 2024]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11·5 대선을 하루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당선될 수 있는 이유에 주목한 외신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BBC방송은 대선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해리스와 트럼프가 모두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10가지 이유'라는 워싱턴발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선 캠페인 막바지까지 주요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양측 후보들에겐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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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이유 5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현재 권력을 잡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마다 "4년 전보다 더 나아졌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유권자들로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솟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BBC방송은 "세계적으로도 팬데믹 이후 급등한 생계비가 현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정권교체가 일어난 경우가 여러 번 있다"면서 "미국 유권자들도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역시 지난 7월 조기총선에서 노동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지난달 공개된 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만이 현재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만족하지 못했다. 또한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전체의 62%에 육박했다. BBC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변화', '쇄신'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으나, 부통령으로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도 덧붙였다.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나쁜 뉴스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2021년1월6일 의사당 폭동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례 없는 형사 유죄 판결, 수차례의 기소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중 40% 위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과 반(反)트럼프 보수 진영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폭력 사태를 부추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직무 수행 자격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다수의 공화당원은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자라고 주장할 때 동의를 표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분열이 뚜렷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소수의 부동층만 충분히 설득하면 된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공세를 퍼부을 때 앞세우는 '불법이민' 경고도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경제상황 외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이슈로 그간 트럼프 캠프측은 이민, 해리스 캠프측은 낙태권을 앞세워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이민 문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측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민주당 집토끼로 분류됐던 라틴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간 것 역시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 번째 이유는 학위가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점이 꼽혔다. BBC방송은 "트럼프가 잊히고 소외됐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면서 미 정치가 바뀌었다"면서 구체적으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노동자들이 공화당으로 돌아서고,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부과가 일반화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농촌, 교외지역에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면 공화당 온건파에 의한 손실 표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한 사람으로 포지셔닝 됐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자신의 임기 동안 큰 전쟁이 일어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BBC방송은 많은 미국인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 수십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에 여러 가지로 분노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국이 약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다수 유권자에게 해리스 부통령 등 경쟁자보다 강력한 리더라는 이미지가 구축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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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이유 5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낙관할 수 있는 이유도 존재한다. 먼저 BBC방송은 "그녀는 트럼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우 양극화된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대선에서 7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며 그를 외면했던 이유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파시스트'이자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하며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복귀 공포'를 부각하고자 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5명 중 4명이 국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꺼리는 공화당 온건파, 무소속 유권자들의 표까지 흡수할 기회인 셈이다.


동시에 두 번째 이유는 "그녀는 바이든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의 첫 TV토론 직후만 해도 민주당 내에서는 올해 대선에서 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어야만 한다고 단결한 민주당은 이후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했다. BBC방송은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 없는 정책과 연결하려 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이들의 공격 중 일부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가장 뚜렷한 것은 나이다. 그간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이유로 직무 수행에 우려를 표해왔다. 하지만 경쟁 구도가 바뀌면서 이제 고령리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부메랑이 된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나이는 60세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8살 어리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이 낙태권을 비롯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이번 선거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헌법상으로 낙태권을 보장한 로대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치러지는 첫 대선이다. 낙태권 보호에 우려를 표한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그녀의 출마 자체도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BBC방송은 이로 인해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BBC방송은 통상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 노년층 등이 투표율이 높은 집단에 속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이 이들로부터 더 지지받고 있다면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젊은 남성,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 등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집단에게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는 '쩐의 전쟁' 미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일단 더 많은 지원금을 모았다는 점 역시 그녀가 승리할 수 있는 이유로 거론됐다. BBC방송은 "2024년 대선은 역대 가장 큰 비용이 투입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주요 외신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7월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모은 정치자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이후 모은 금액보다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금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광고 캠페인이 결국 치열한 접전 속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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